“생성형 AI, 얼마나 만족하세요?” 디자인 실무자 72명에게 물었다
국내 디자인 업계 대상 ‘생성형 AI 사용 현황’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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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부터 빠르게 발전해온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단순히 챗봇을 넘어 이미지와 동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올해엔 UI 디자인까지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의 기술력에 디자이너들도 점차 기존 디자인 작업에 AI를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4년 상반기가 끝난 현재 국내 디자인 업계에선 AI 도구가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을까요? 디자인 업계 실무자들은 AI 디자인 도구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또 AI를 얼마나 공부하고 있을까요?
<디지털 인사이트>가 2024년 상반기 디자인 업계 최대 키워드였던 ‘AI 디자인’의 현황을 알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온라인으로 디자인 에이전시, 사내 인하우스 디자인팀, 교육자 등 72명의 디자인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AI 디자인 및 교육의 현황과 전망을 물었습니다.
설문 결과는 흥미로웠는데요. 적지 않은 응답자가 업무에 AI 도구를 사용 중이며 AI에 높은 관심과 학구열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AI 도구와 AI 디자이너 교육 모두 업계 실무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AI 디자인 도구와 국내 디자인 업계가 글로벌 AI 트렌드 속에서 나아갈 방향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를 정리했습니다.
“난 쓰는데? vs 난 안 쓰는데!” 엇갈린 AI 실무 사용 현황
아무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가장 궁금해 할 것은 “다른 사람들도 AI를 쓰고 있을까?” 일 겁니다. 실제로 그동안 여러 디자인 업계 관계자와 만나면 “요즘 AI 좀 많이 쓰나요?”라고 물으며 AI 디자인 사용 여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번 설문 결과,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실무에 AI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사내 디자인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계시나요?” 질문에 45.8%의 응답자가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54.2%의 응답자가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AI를 사용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같은 ‘이미지 생성형 AI(81.8%)’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AI 도구로 꼽았습니다.
AI의 주된 사용처는 ‘아이디어 및 콘셉트 발굴’이었는데요. AI를 사용 중인 응답자의 81.8%가 “생성형 AI를 디자인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새로운 아이디어 및 콘셉트를 발굴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AI가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 보단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돕고 있는 현황을 보여준 결과였습니다.
AI를 실무에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어진 “왜 AI를 실무에 활용하지 않나요” 질문엔 46.2%의 응답자가 ‘사용 방법을 몰라서’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AI의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라고 답한 응답자도 38%에 달했습니다. 요컨대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AI 사용법 자체를 모를 정도로 현재 AI의 접근성이 부족하며, 성능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AI 도구의 성능
AI의 성능에 대한 실무자들의 불만은 후속 질문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실무 디자인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선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 AI를 사용 중인 응답자와 사용하지 않는 응답자 모두가 AI 결과물 품질을 문제로 꼽았는데요. 하지만 둘의 답변 양상은 조금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먼저 AI를 실무에서 사용하지 않는 응답자들은 76.9%가 ‘AI 결과물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하고, 저작권, 보안, 비용 문제를 부가적인 AI 실무 접목의 걸림돌로 꼽았습니다.
반면 AI를 실무에서 사용 중인 답변자들의 경우, 36.4%의 응답자가 ‘결과물 품질 문제’를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지만, 동시에 윤리 문제(18.2%)와 사용성 문제(18.2%)를 아쉬움으로 꼽은 응답자들도 여럿 존재했습니다.
AI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디자이너 및 기획자가 AI 도구의 성능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AI를 실무에 사용 중인 응답자들은 저작권 및 보안, 윤리 문제 또한 개선이 필요한 문제라 판단했다고 풀이되는 답변 결과입니다.
이런 답변 결과는 올해 초 <디지털 인사이트>가 AI 상용화 현황을 취재한 결과와도 일맥상통한 결과라 볼 수 있는데요. 당시 많은 실무자들이 “아직 대부분의 서비스에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AI가 다각도에서 빠른 성장을 거듭했지만 나아갈 길이 멀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연관 콘텐츠: 디지털 에이전시에 물어봤습니다 “AI 쓸 만하세요?”)
특히 지난달 피그마가 AI 프롬프트 UI 디자인 기능을 선보였지만, 기존 상용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해 국내외 디자인 업계가 발칵 뒤집히고, 서비스 시작 5일 만에 무기한 중단돼 딜런 필드 피그마 CEO까지 나서서 “마감일을 맞추려 밀어붙인 내 잘못”이라며 사과한 해프닝을 생각하면, 이런 응답자들의 우려는 결코 섣부른 걱정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공부하고 싶어요” 뜨거운 실무자들의 학구열
AI 디자인 트렌드가 부상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목이 집중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AI 디자이너 교육’인데요. 많은 디자이너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AI 디자인을 배우려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AI 도구 활용법을 공부해 본 적이 있나요?” 질문에 응답자 중 70.8%가 ‘공부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높은 학구열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공부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29.2%의 응답자들 또한 그 이유를 묻자, ‘공부법을 찾지 못해서’와 ‘별도로 쓸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각각 57.1%, 28.6%로 나타났는데요. 사실상 여건만 갖춰지면 AI를 공부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학구열이 높은 만큼 AI 공부 방법 역시 서적, 강연, 온라인 커뮤니티 등등 다양했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공부법은 ‘유튜브 및 인터넷 영상을 통한 강의'(52.9%)였습니다. 서적과 강연 및 소모임은 11.8%, 온라인 커뮤니티는 5.9%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영상 매체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아울러 “세미나를 통해 배우고 가장 배우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요?” 질문에 답변자 중 64.7%가 ‘AI 도구 실습을 통해 결과물 만들기’를 배우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단순 이론적인 학습보단,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실습 위주의 학습과 실무에 AI를 적용하고자 하는 선호를 보여주는 답변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AI 디자이너 교육
이번 조사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재 자신의 AI 학습 수준이 어느 수준이라 생각하나요?” 질문에 그 누구도 자신의 수준을 고급이라고 답하지 않았던 것인데요. AI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고급 수준까지 올라갈 기회가 부족했으며, 보다 많은 학습 기회를 필요로 한다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답변이라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국내 디자인 업계는 실무자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설문조사 결과는 높은 AI 학구열에도 불구하고 AI 교육 세미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내에서 AI 교육, 스터디, 워크숍 등의 세미나를 주최한 적이 있나요?”라는 물음에 70.8%의 응답자가 ‘회사에서 주최한 적이 없다’라고 답변한 것인데요.
뒤이어 “회사가 AI 세미나를 주최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요?” 질문에 설문에 참여한 모두가 ‘그렇다’고 말한 결과를 고려하면, 결국 국내 디자인 업계가 실무자들에게 충분한 AI 디자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디지털 인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AI를 실무 작업에 접목하는 교육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현재 AI 디자인 교육의 현주소를 공유했는데요. 실무자 역시 AI 디자이너 교육 부족을 체감하고 있었던 겁니다.(연관 콘텐츠: 인공지능디자인협회장이 말하는 ‘AI 디자인 시대와 교육’)
AI 도구와 디자이너 교육 모두 개선 필요해
결국 이번 설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AI 도구들의 퀄리티 부족과 사내 AI 디자이너 교육 세미나 부재라는 두 가지 큰 도전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9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AI 시대에 우리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누구보다 앞서 AI를 적극 도입하고 활용해 세계 최고의 기업과 인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안덕근 장관이 말한 것처럼 국내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세계 최고의 AI 디자인 기업과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선, 단순 지원금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실무에 접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비롯 지속적인 학습 환경 조성과 동시에, AI 도구 퀄리티 향상을 위한 투자까지 병행돼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 업무에서 AI 사용에 대한 응답이 그래프와 글로 작성한 부분이 다른데 혹시 어느 것이 맞을까요?
안녕하세요. 문의주신 응답의 경우 텍스트 부분 쪽이 올바른 것으로, 현재 그래프 이미지 자료 수정 진행한 상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