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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현실의 교차점 ‘서일페V.13’

때로는 그림 한 첩이 달변가의 연설이나 뛰어난 문장가의 편지보다 높은 전달력을 지닌다.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설명을 동반하는 경우라도 그림은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그림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며 다양한 확장성을 지닌 콘텐츠다.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일러스트레이션과 관련된 전시회나 컨퍼런스가 개최되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국내 최대 일러스트레이션 축제가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 개봉박두!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사진. 손찬호 디자이너 bbt0808@ditoday.com

디자인. 유해인 디자이너 uhaein@ditoday.com

가상 세계과 현실 사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

13번째를 맞이하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중심으로 그래픽‧캐릭터‧웹툰‧출판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만드는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로 오씨메이커스가 주최, Klip Drops가 협찬, 서울특별시가 공식 후원했다. 7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서일페13은 작가 655명과 39개 기업이 참가, 61,719명이 방문했다.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전시회가 전무했던 2015년, 서일페가 처음으로 개최됐다. 여러 분야 활동하는 일러스트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선보였고 대중과 자유롭게 소통했다. 본 전시를 통해 작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일러스트레이션 산업은 성장의 기틀을 조성했다.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했던 서일페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중단됐으나, 2021년 다시 재개됐다.

본 전시회는 미술계 이슈인 디지털 자산을 직접 경험하며 미술에 관한 의미와 소유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My Digital Art Library’를 슬로건으로 정하며 가상 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놓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다뤘다. 국내 최대 일러스트레이션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화려한 미디어 월이 입구에서 반겨줬다. 전시장 안은 빼곡히 들어선 742개의 부스로 알차게 구성됐고, 일 평균 약 15,400명이 방문하며 행사기간 내내 발 디딜 틈 없었다.

‘Artist’s Tiny Desk’과 ‘SIFTing’은 서일페13의 백미였다. Artist’s Tiny Desk는 신인 작가의 예술적 정체성과 독자성을 확립을 위한 유명 감독과 작가와의 일대일 만남의 장이다. 신인 작가는 이곳에서 박경돈 감독·고정순 작가·이진희 작가 등 업계 선배에게 포트폴리오 상담,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질의 등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시간을 보냈다.

SIFTing은 서일페13의 주제관으로, 디지털 작품을 감상·경험·소장해 볼 수 있는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큐레이션 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월 ‘One Day One Drop’으로, 김라온·김옷·메아리 등 아티스트 11인이 참여했다. 디지털 작품을 소장 경험을 할 수 있는 두 번째 섹션에서는 선착순 에어드롭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며 남기인·보트·선우현승·함조이 아트스트의 작품을 NFT 에디션으로 발행해 에어드롭 선물로 선착순 배포했다. 세 번째 섹션 <Collect your favorite NFT>는 인기 작가의 작품·굿즈 등 200여 개의 한정판 디지털 작품을 선보였다.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앱 ‘노션’ ▲2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짤툰> ▲틴틴팅클 친구들이 보여있는 ‘난’ 작가 등 일러스트레이터 올스타전이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아티스트가 모두 참여했다. 그중 <디지털 인사이트>가 ‘Vol.260, K-IF 서울 2022’에서 만난 굥디·방아디 작가와 POD 커머스 플랫폼 오라운드도 만났다. 코엑스 D홀은 일러스트레이션·캐릭터 디자인·회화·웹툰 등 각양각색 주체성을 지닌 아티스트로 인해 행사기간 내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며 활기찬 기운 가득했다.

기술이 발달하며 비대면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작가와 관람객을 연결하는데 1평이면 충분했다. 작가는 부스를 통해 자신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세상에 소개했고, 관람객은 이를 통해 힐링을 얻기도, 영감을 충전하기도 했다. 참가자와 관람객 모두 만족시킨 서일페13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디지털 인사이트가 주목한 서일페

성지’s Pick
노션

워크스테이션 ‘노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이직·취업·자기관리 등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숙련도 높은 사용자라 하더라도 포트폴리오·메모장·스케줄러 등 한정된 용도로만 사용한다. 높은 자유도가 장점이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와 활용도에서 오는 어려움도 존재했다. 그래서 노션은 사용자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환승역 콘셉트로 부스를 꾸몄다.

지하철역답게 입장하기 위해선 노션 전용 카드를 찍고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역 안에서 실제 노션 고수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탬블릿을 만날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 ‘영감노트’ ‘머니 로드맵’ 등 유용한 탬플릿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10월에 스페인 여행을 계획돼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여행 탬플릿이었고, 그 샘플의 이름은 ‘스페인 여행 플래너’였다. 신박한 콘셉트에 관람객은 자연스레 노션역으로 입장했고, 이곳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해인’s Pick
썩어가는 직장인 귤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지만, 출근해서 해야할 일을 떠오르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결국 지각한다. 이렇듯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인스타툰(인스타그램에 연재하는 웹툰)을 그리는 ‘썩어가는 직장인 귤씨’가 코엑스에 등장했다. 신입사원 ‘딸기’·3년차 사원 ‘귤’·5년차 대리 ‘나나’ 등 다양한 직장인을 과일에 빗대 표현한다.

공감가는 콘텐츠와 개성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킨 유은 작가는 이벤트도 다양했다. 소셜미디어 팔로우를 하면 스티커를 제공하는 보편적인 이벤트는 물론, 신청자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사원증을 만들어주는 캐리커처 이벤트도 진행하며 직장에서 쌓인 피로를 풀어줬다.

주희’s Pick
눙눙이

100년 전에 비하면 여름은 98일에서 117일로 늘어났고, 겨울은 109일에서 91일로 줄어들었다.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될 문제로, 조창원 작가는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해안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경각심을 느꼈다. 사람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눈사람 ‘눙눙이’가 태어났다. 눙눙이를 중심으로 귀여운 그의 친구들이 담긴 스티커·컵·필통 등 다양한 굿즈가 부스를 꾸몄다. 이곳 캐릭터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방 빙하가 녹고 있고, 눈사람 눙눙이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또한 인기캐릭터인 코롱이(코끼리)와 링링이(기린)도 멸종 위기종으로 몇 년 후에는 지구에서 못 보게 될 수도 있다. 이를 적극 알리는 눙눙이는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홀몸어르신·장애인 가구·소년소녀가장 등 취약계층 600가구의 급식지원을 위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있다. 이런 좋은 취지를 인정받아 2020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재민’s Pick
아티스트 오건호

형형색색 화려한 디자인 속에서 흑백의 펜 드로잉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전시회 내 엄청난 인파를 뚫고 발견한 순간 마치 흙 속의 진주를 본 것 같았다. 이렇게 느낀 건 정년퇴직 후 연필 드로잉을 배우고 있는 어머니의 영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오건호 아티스트의 펜 드로잉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떠난 여행에서 시작됐다. 그가 그린 세계 유명 관광지를 보고 있으니 기념품숍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섬세한 터치가 담긴 그림들을 가까이서 보면 더 놀라웠다. ‘아이패드로 그린건가?’ ‘컴퓨터로 좀 작업하지 않았을까?’라는 의심(?)이 들어 만져보기까지 했다. 실제 흑백사진 같던 그림들과 함께 세계 곳곳을 누볐다. 아, (퇴사하고) 포르투갈로 떠나고 싶다!

철민’s Pick
wonhee_artwork

‘심플 is best’ ‘미니멀리즘’이 생각나는 곳을 발견했다. 은은한 밤하늘의 별, 공허한 적막 속의 사막 하늘을 보다 보면 힘든 일을 잊힌다. 이원희 작가는 눈을 편안하게 하는 색상과 최소화된 오브제를 통해 스스로 생각한 이상향의 세계를 그리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러분은 충분히 아름다운 하늘을 볼 자격이 있어요”

별낭이제작소

찬호’s Pick
별냥이제작소

고양이 집사라면 지나칠 수 없는 부스가 있다. 고양이는 무심해 보이지만 하지만 누구보다 집사를 유심히 살펴보는 존재다. 이렇듯 무언가 들려줄 것 같은 고양이 그림은 우리에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별냥이제작소의 조성미 작가는 마음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 그렇기에 그의 그림에서 솔직 담백함을 느낄 수 있다. 메인 캐릭터인 별냥이를 비롯 포즈냥·선비냥 등 다양한 고양이에게 위로받을 수 있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 프레스 카드
Author
김성지 기자

김성지 기자

디지털 인사이트 기자. 아픈 건 참아도 궁금한 것은 못 참는 ENTJ. 궁금증을 해소하다 보니 아는 것이 많아졌어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욱 명확해진 인사이트로 찾아올게요. blueksj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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