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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미친 한국인 근황: 햇반 인스타그램 팔로잉 중

오죽하면 ‘밥상’일까. 아무리 반찬을 많이 올려도 그것은 단지 상에 불과할 뿐. 밥이 올라가야 비로소 ‘음식을 차리는 데 쓰는 상’이라는 뜻을 가진 ‘밥상’이 된다. 밥이 곧 음식이요, 음식이 곧 밥인 셈. 그러니 밥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대한민국 식품 브랜드계의 왕좌에 오를 수 있다는 전설이…. 믿거나 말거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밥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인 햇반의 인스타그램 담당자를 만나봤다. 그 전설이 사실인가요?

▲햇반 인스타그램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부터 해주실까요?

안녕하세요. 햇반 소셜미디어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총괄하는 비책(BCHECK)의 장재혁입니다.

올해부터 운영을 담당하셨잖아요. 햇반 인스타그램 톤 앤 매너를 어떻게 설정하셨는지부터 듣고 싶습니다. 주요 콘셉트가 뭐였나요?

다양한 패러디를 시도하거나 타 브랜드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방식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 1위 브랜드인 햇반만의 뚜렷한 콘셉트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런 저런 유머를 활용해서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햇반이 만들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콘텐츠를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게 오히려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한 쿨한 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피드가 더 심플해졌다고 느꼈어요

햇반의 주요 특성 중 하나가 ‘간편성’ 입니다. 심플한 비주얼은 이 간편성이라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한두 가지 반찬으로도 밥 한 공기를 맛있게 싹싹 비우게 하는 ‘반박불가 식단’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자면 간장계란밥? 요즘은 그런 조합을 대충 때운다고 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완벽하다고 하죠.

올해 운영을 시작한 뒤로, 인스타그램 인터렉션이 3만 건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어요. 햇반 해시태그도 월 평균 800건 이상 늘었고요. 물론 다양한 배경에서 비록된 결과겠지만 저희는 이 콘셉트가 잘 적중한 효과를 많이 본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중심의 플랫폼인데 본문에도 많이 신경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브랜드 인지도는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단일한 소재인 만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한정돼 있기 때문인가 싶었어요

그렇다기보다는 이미지와 본문을 한 묶음으로 구성하는 콘셉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마치 잡지처럼요. 사실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비주얼에 무게중심을 두는 방식이 일종의 공식처럼 쓰이고 있어요. 하지만 매력적인 이미지와 맛깔나는 텍스트를 함께 보는 재미는 플랫폼이 바뀌어도 유효하다고 봐요.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는 이유는 지루하기 때문이지 길어서가 아니거든요.

본문을 보면 늘 영문을 같이 써요. 해외 반응을 염두에 둔 걸까요?

네. 맞아요. 햇반은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글로벌 브랜드예요. 해외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를 소셜미디어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문 워딩에 영문 해시태그까지 모두 기획 단계부터 함께 설정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과정도 궁금합니다. 업로드 주기나 기획의 단위, 레퍼런스나 아이디어 회의 방식 등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콘텐츠는 데일리로 운영돼요. 우선 다음 달 이슈를 반영한 콘텐츠들을 사전에 기획해서 고객사 1차 컨펌을 받고 그걸 주단위로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쳐요. 매주 월요일 회의를 통해 일주일치 콘텐츠에 대한 대략적인 콘셉트를 논의하고 제작 스케줄을 조율합니다. 이후에는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제작에 들어가는 거죠. 간단하게 말했지만 그 과정에서 콘텐츠기획자와 AE, 디자이너와 제작팀, 프로젝트 매니저와 팀장 등의 사이에서 긴밀한 의견조율과 의사결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요.

얘기가 나온 김에 자랑도 좀 하고 싶네요. 저희는 콘텐츠기획자, AE, 디자이너로 구성돼 있어요. 호흡을 맞추는 제작팀은 포토그래퍼와 영상PD로 이뤄져 있죠. 사무실 내에 자체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어서 어떤 아이디어든 곧바로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뭐든 만들어보자는 에너지가 있는데, 저는 항상 그 점이 참 든든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많은 분이 콘텐츠 제작은 소재와의 싸움이라고 하시죠. 하지만 저희는 소재 발굴이나 아이데이션 측면에서는 루틴이 잘 잡혀 있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평소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등 매 순간마다 습관적으로 메모를 하고 있어요. 팀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늘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형성돼 있습니다. 단순히 레퍼런스 링크를 주고 받는 것은 일상 다반사고요. 매주 팀 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트렌드에 대해 얘기하기도 해요. 이렇게 다양하게 쏟아지는 아이디어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 싶죠.

브랜드 소셜미디어로서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나 상황을 만나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대만큼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아무래도 좀 실망스럽기도 하죠. 동료로부터 “이거 너무 심각하게 반응 안나와요” 같은 피드백을 받으면 민망하기도 하고요. ‘왜 그랬을까’ 복기하게 됩니다. 반면 생각보다 반응이 잘 나오는 콘텐츠도 있는데, 특히 댓글창에서 소비자들에 의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경우 정말 뿌듯해서 그 콘텐츠를 수시로 보는 편이에요.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요. 새로고침을 몇 번이나 하고, 자기 전에 또 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통하는 콘텐츠’가 뭔지 알아가는 것 같아요.

▲햇반X스팸 콜라보 이벤트
▲햇반X비비고 콜라보 이벤트

스팸, 비비고 계정과 댓글로 이벤트 기획 회의(?)를 하는 모습을 재밌게 봤어요. CJ제일제당 제품 중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것들이 많다보니 가능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어요. 이처럼 브랜드 계정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곤 하는데요. 실제로 이벤트가 진행됐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도 좀 말씀해 주세요.

전적으로 CJ제일제당 담당자의 아이디어였습니다. CJ제일제당은 개별 브랜드 담당자 사이에서 그런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 아이디어를 다듬고, 유효한 성과를 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많이 고민했어요.

댓글놀이는 실시간으로 대응하면서도 재밌었어요. 일반 콘텐츠가 잘 기획된 노래 한 곡이라면, 댓글놀이는 어느 정도 프리스타일의 요소를 가지고 있잖아요. CJ제일제당은 매력적인 브랜드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 이벤트를 고민해보려고 해요. 실제로 스팸이나 비비고와의 콜라보 이벤트를 통해 팔로우가 쏠쏠하게 유입되기도 했거든요.

내가 생각해도 이 콘텐츠는 꽤 재밌었다! 또는 반응이 좋았다! 싶은 것이 있다면 골라주세요

‘스트레스가 끓어 오르는 날 매운맛 플레이팅’이 가장 공감되기도 하고 완성도 측면에서도 잘된 콘텐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슈인 만큼 햇반도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의미에서 ‘세상에는 3대 마요가 있다. 스팸마요 치킨마요 우리 당분간 만나지 마요’라는 카피를 쓴 콘텐츠를 업로드했어요. 이것도 반응이 좋았죠. 하나만 더 꼽자면 ‘파김치가 되도록 노력하는 여러분, 파eating’이라는 콘셉트로 ‘파김치+햇반매일잡곡밥’ 조합을 콘텐츠로 다루기도 했어요.

브랜드의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콘텐츠를 내보내기 전에 꼭 일반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만드는 입장이 아니라 소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체평가를 반복하죠. 제작자 관점에 매몰돼 있으면 과한 콘텐츠가 나오기 쉽거든요. 기교를 부리는 등 중요하지 않은 요소에 너무 집중하기도 하고, 쓸데없이 힘이 들어가서 억지스러워지기도 하고, 광고를 위한 광고가 되기도 하고. 정작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핵심적인 부분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때문에 한 걸음 떨어져서 지켜보는 건 콘텐츠 제작자로서 꼭 갖춰야 할 자세라고도 생각해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등지는 포인트나 호감을 느끼는 포인트는 모두 다 소비자 관점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예쁘다, 귀엽다, 맛있겠다, 사진 잘 찍었다, 오 꿀팁이네, 따라해봐야지, 혹은 그냥 피식. 이 정도의 작은 감정만 유발해도 성공적인 콘텐츠라고 봐요. 그러한 성과는 인게이지먼트로 드러나는 거고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묻고 싶습니다. 어떤 콘텐츠들이 더 준비돼 있나요?

상반기까지는 현재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들의 콘셉트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할 거예요. 소비자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콘텐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햇반 서포터즈 햇쌀의 활동 등 앞으로 새롭게 다룰 브랜드 이슈도 많이 있으니 더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끝내기 전에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피드에서 소개됐던 햇반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던데,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워요. 언제쯤 본격적으로 활약할까요?

햇반이 야심작을 준비 중입니다. 밥에 관련된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 이모티콘을 선보이려 해요. 아직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밥먹티콘’이라는 이름도 있고요. 한국인은 기승전 ‘밥’으로 통하는 민족이잖아요. 밥 먹었어? 언제 밥 한번 먹어야지. 저랑 밥 한 끼 하실래요.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밥은 챙겨 먹어야지. 밥은 먹고 다니냐. 당장 생각나는 밥 관련 인사말만 해도 정말 많죠. 그 지점만 잘 표현해도 충분히 공감되고 재밌겠더라고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5월 중에 배포될 예정인데 아마 인터뷰가 공개될 쯤에는 이모티콘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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