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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리테일을 말하다, 판매보다 중요한 ‘이것’

리테일 시장이 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구매 흐름은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됐다. 실제로 디지털에서 상품 정보는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고, 원하는 제품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됐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다른 유통 채널 없이 직접 판매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을 구축하는 D2C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다만 그 의미가 달라졌다. 단순히 ‘소비를 위한 공간’이 아닌 ‘구매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말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미래의 리테일은 ‘RaaS’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글. 신주희 기자 hikari@websmedia.co.kr


RaaS 시대를 연 b8ta

RaaS(Retail as a Service)는 ‘서비스로서 유통’을 의미, 즉 판매가 아닌 경험을 목적으로 플래그십스토어나 쇼룸에서 고객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인지시키는 유통 방식을 말한다.RaaS를 구축한 대표적 기업 ‘b8ta(베타)’를 시작으로, 현재 많은 기업이 베타를 벤치마킹하며 RaaS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베타는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미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26곳에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이 있다. 여기서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데 판매용보다는 전시용에 가깝다. 이들의 목적은 고객 경험과 고객 행동 데이터기 때문이다.  

실제 베타 매장에서는 데모 그래픽 카메라와 AI 카메라로 고객 행동을 분석한다. 이렇게 수집한 고객 행동 데이터를 다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게 제공한다. 또, 매장 직원과 고객이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얻은 정보를 기업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매장 직원은 고객에게 제품 구매를 권유하는게 아니라, 제품을 구매한 이유나 제품의 불편한 점 등 고객 의견을 듣는다. 한편, 기업에게는 매출 수수료 없이 고정 임대료만 받고, 아마존과 같은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베타는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한 기업에게도, 더욱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고객에게도 필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RaaS만이 답은 아니잖아요

인력과 자본에 대한 고민은 모든 기업에 부여된 과제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한정된 자본금으로 새로운 판매 인력과 판매 채널(또는 매장),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베타와 같은 RaaS 매장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구원자로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RaaS를 구축했다고 해서 반드시 고객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매장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 즐겁고 재미있다’고 저절로 인식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브랜드 고유의 콘셉트와 콘텐츠로 더욱 유익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이를 잘 활용한 국내 사례 두 가지를 꼽아봤다.

하우스 도산이 증명한 퓨처 리테일

‘하우스 도산(Haus Dosan)’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시작으로,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와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 콘셉트는 퓨처 리테일(미래의 유통)으로, 미래도시에 있을법한 거대한 기계와 로봇 그리고 아트워크가 공간 곳곳에 배치돼 낯선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2, 3층에서는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뿐 아니라 다채로운 조형물이 공존하고 있어 자연스레 눈이 즐거워진다. 또한, 지하에 위치한 누데이크도 디저트가 모델 워킹을 하듯 서있어 예술적으로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에 하우스 도산은 데이트 장소 및 인증샷 명소로 MZ세대에게 바이럴되며 인기를 끌었다. 대중에게 단순히 브랜드와 제품을 알린 것이 아니라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하우스 도산은 RaaS와 고객 경험 전략이 잘 활용된 사례라 볼 수 있다.

명품을 소품처럼, ‘브그즈트 컬랙션’

‘샤넬 오픈런’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샤넬을 가지려면 백화점 오픈 시간에 뛰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구하기 힘든 샤넬·롤렉스 등 명품을 한곳에 모아둔 편집숍이 등장했다. 바로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의 ‘브그즈트 컬렉션’이다. 브그즈트 컬렉션은 고객 경험 만족과 브랜드 인식 제고를 위한 프리미엄 매장으로, 역삼동 센터필드에 위치해 명품 소비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매장 내부에는 미술 작품을 각 공간에 배치해 마치 유럽 중세를 경험하는 듯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기존 명품 매장과 달리 드레스룸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더 자유롭게 쇼핑 가능하도록 예약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명품 소비를 즐기는 2030세대뿐 아니라 우연히 방문하는 5060세대 고객까지 사로잡으며 요즘 가장 핫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Raa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미래를 예측할 순 있어도 정답은 없다. 이 대목에서 기업에게 주어진 숙제는 ‘각 브랜드에 최적화된 RaaS 모델을 찾는 것’이다. 먼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베타와 같은 유통 채널을 활용해 자사 제품 및 브랜드 인식을 제고하는 방법이 있다. 또, 베타와 같은 채널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도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구축 가능한 경우라면,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남들이 다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토끼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다,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고객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며 그 길을 찾은 자만이 빠르게 변하는 리테일 시장에서 승기를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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