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 Brand

명품 브랜드가 NFT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

최근 국내 명품 플랫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명품 플랫폼 춘추전국시대’라고도 불리는 지금, 호기심에 명품 플랫폼 하나를 이용해봤다. 해외 배송 탓에 2주 정도 걸려 도착한 물품에는 QR 코드가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보니 ‘Authentic’을 증명하는 웹사이트로 이동했다. ‘진품’이라는 것을 이렇게 증명하는구나 싶었던 것도 잠시, 해당 서비스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궁금해졌다.

글. 김수진 기자 soo@ditoday.com

코로나19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백화점 앞에는 명품을 사기 위해 밤새워 줄 서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변함없는 가치와 한정판이라는 특별함에 소비를 두려워 않는 것인데, 최근 명품 브랜드의 행보가 블록체인을 향하고 있다.

* 블록체인이란?
온라인 금융 거래 정보를 블록으로 연결해 P2P(Peer to Peer) 형태로 안전하게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누구나 열람 가능한 디지털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한다. 데이터 거래가 발생하면 그 기록들이 컴퓨터에 저장되는데, 한 대의 컴퓨터가 아닌 여러 대의 컴퓨터에 동시에 저장돼 위주나 변조가 어렵다.

그렇다면 명품은 누가 살까? 사회 초년생 시절이 끝나고 명품에 눈을 돌리는 3040이나 기성세대의 경우, 전부터 명품에 주목해왔지만 MZ세대가 명품을 소비하는 또 다른 세대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MZ세대는 자본주의 키즈로도 불리는데, 이들은 동일한 소비를 하더라도 예전보다 유행을 덜 타고,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에 지갑을 연다. 나중에 팔더라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사는 것이다.  

▲국내 명품 브랜드 로고(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루이비통코리아 매출은 1조 4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늘었고, 영업이익은 1,519억 원으로 177% 증가했다. 샤넬코리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의 34%가 증가했고, 에르메스코리아도 15.9%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이 증명함과 동시에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 플랫폼도 성장세다. 명품 인기가 지속되자 가격을 비교하며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눈길을 주는 것이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세 서비스에 몰린 투자금만 1,000억 원에 육박하고, 10대부터 60대까지 사용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것도 식지 않는 명품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출처. 아우라 웹사이트)

지난 2월, 네이버 제페토에서 열린 구찌 패션쇼를 기억하는가. 구찌 외에도 다양한 명품 브랜드는 메타버스를 활발히 사용하며 가상 세계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세계와 세계를 연결 짓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명품 브랜드는 제품의 고유한 식별 번호를 NFT로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바로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Aura)’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3사(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가 지난 4월에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는 짝퉁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명품에는 한 제품당 고유 식별번호가 있는데, 소비자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고유한 디지털 코드를 받게 된다. 이 코드에는 어떤 나라에서 제작했는지, 제조 및 유통과정, 소유권 등 모든 정보가 담겼다. NFT가 디지털 인증서인 동시에 친구에게 전송해 선물도 가능한 교환권 기능까지 아우른 셈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아리아니(출처. 아리아니 웹사이트)

또한,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도 프랑스 블록체인 보안 서비스 업체 아리아니(Arianee)의 기술을 도입했다. 브라이틀링뿐 아니라 유명 시계 브랜드들도 해당 블록체인을 활용 중이다. 아리아니 블록체인은 시계 자체에 디지털 보증 기능을 연결해 공식 매장에서 서비스를 받을 때도 한결 수월해진다. 더불어 국내 SSG닷컴도 명품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보증서인 ‘SSG 개런티’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보증서 발급, 감정 서비스 제공, 가품 200% 환불 등 명품 구입에 필요한 서비스를 강화해 한층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SSG 개런티(출처. SSG 웹사이트)

이뿐만이 아니다. 스포츠용품 분야에도 NFT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운동화 정보를 NFT로 만들어 특허를 등록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상품에는 ‘크립토킥스(CryptoKicks)’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게 되고,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신발의 고유한 NFT를 함께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운동화의 소유권을 추적하고, 정품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나이키도 짝퉁 제품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진위 파악이 예민한 브랜드에서는 NFT를 활용한 기술이 반가운 시점이다.

한편, 블록체인은 대부분 오픈소스로 개발해 배포하는 형태라 많은 인력이 요구된다. ‘체인’ 형태라 블록 삽입이 직렬화돼야 하고, 병렬적인 업데이트 때문에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조직이 사용할 블록체인을 구성하거나 외부 조직과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형성할 때 서버를 추가하고 설치하는 작업은 번거롭게 여겨져왔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플랫폼은 명품 브랜드가 쉽게 해결하지 못했던 정품 인증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구현했다.

따라서 명품 브랜드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을 오프라인 제품에 실제 적용하는 것을 보며 NFT를 통해 만들어질 안전한 명품 거래 시장이 기대됐다. 안전하고 쉬운 명품 거래를 할 수 있는 현실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니. 식지 않는 시장, 그리고 그 시장과 기술을 접목한 NFT의 발전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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