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떨어진 노란 우주선,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HBAF)를 방문했다

노오랗다. 무채색 투성이인 겨울 명동에 불시착한 우주선인 듯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HBAF) 플래그십 스토어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 노란 우주선에서는 그 이름에서 알아볼 수 있듯 허니버터아몬드와 그것을 응용한 시리즈 제품, 여러 종류의 굿즈까지 만나볼 수 있다. 모르면 외우는 맛의 공식인 단짠(단맛+짠맛)을 충실하게 따랐던 견과류는 이제 어엿한 톤 앤 매너를 갖춘 브랜드가 됐다.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해맑게 웃고 있는 거대 꿀벌 아몬드 캐릭터를 잠시 쳐다보고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내려가면 밖으로 보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어쩐지 벌집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건축학에서는 이런 장치를 공간의 시퀀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던데, 그러고보면 나름의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노랗고 검다. 꿀벌 콘셉트를 극한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 이곳을 방문해 인증샷을 많이 찍었다면 작은 사이즈로 모아보기를 해보자. 노랑과 검정으로 덮여 있는 사진첩을 보면 더 쉽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쨍한 색감의 공간과 중간중간 배치된 포토존을 보니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의 신조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이 떠오른다.

아몬드로 낼 수 있는 모든 맛을 그곳에 두고 왔다

해적왕 골 D. 로저에게 원피스가 있다면 아몬드왕 허니버터아몬드에게는 HBAF가 있다. 입구에 서서 진열대를 슥 훑어보자마자 강력한 의심이 생겼다. 어쩌면 길림양행은 단순한 견과류 제조업체가 아니라 NASA 산하단체로서 인류가 아몬드로 낼 수 있는 모든 맛을 모아두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그게 아니라면 아몬드를 굳이 ‘꿀홍삼 맛’으로 먹을 필요는 없지 않나. 티라미수, 떡볶이, 와사비, 불닭, 흑당밀크티 그리고… 별빛팡팡아몬드. 확실하다. 여긴 NASA 산하단체다.

노란 우주선의 주인, 너의 이름은

매장 곳곳에서 가지각색의 아몬드 캐릭터를 마주칠 수 있다. 상품 포장지부터 매장 벽면은 물론 크고 작은 인형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에코백, 볼펜, 머그컵, 수면바지 같은 굿즈를 모아놓은 매대도 있다. 아몬드들은 하나같이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옷차림이나 체형 따위가 미묘하게 다른 걸로 보아 모두 별개의 캐릭터인 듯하다. 아마 꿀벌처럼 생긴 녀석이 ‘허니버터아몬드’, 나머지가 허니버터 외의 다른 맛들을 나타내는 ‘프렌즈’가 아닐까 싶다.

캐릭터의 이름은 아직 없는 듯하다. 이 부분이 좀 궁금했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 열 사업 안 부럽다던데, 이렇게 많은 캐릭터를 내놓으면서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이유가 뭘까. HBAF 방문후기를 보면 아몬드 캐릭터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저마다 개성 있는 이름이 있다면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좋지 않을까. ‘EBS 펭귄 캐릭터’보다는 ‘펭수’라고 부르는 게 편한 것처럼 말이다. 내부적으로 부르는 이름이 있다면 대외적으로 홍보해도 좋을 듯하다. 작명 공모전을 열어도 재밌겠다.

‘K’ 칭호를 받은 아몬드

‘하다하다 아몬드에도 K를 붙이는구나. 이 나라에서 아몬드가 나기는 하나’라는 생각은 정말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것이었다. 방문객들은 한 눈에 봐도 대다수가 외국인. 매장 내 안내문을 봐도 한국어와 외국어의 비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에 자리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외국인 대상 매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리는 걸로 봐서, 위치선정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보인다.

명동에 떨어진 노란 우주선,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그야말로 아몬드 월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귀여운 캐릭터, 굿즈,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아몬드까지. K-아몬드는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까. 기대해봐도 좋겠다.

위치. 서울시 중구 퇴계로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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