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 Brand, News Today

마케터의 오답노트 2. 브랜드와 브랜드 마케팅, 무엇이 다를까요?

브랜드와 연결된 다양한 업무가 있다. 브랜드가 탄생한 배경을 바탕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거나브랜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또, 코어 타깃과 소통하며 팬덤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브랜드 이미지와 찰떡인 모델과 함께 임팩트 있는 광고를 찍는 것이다. 이처럼 마케터라면 누구나 재미있어 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일로 가득하다.

이미지. 브랜드를 둘러싼 다양한 개념들

그런데 혼란스럽다.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은 어떻게 다른 걸까. 기존 브랜드팀 소속이던 나는 팀명이 브랜드 마케팅팀으로 바뀌자, 이 모호한 구분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팀명이 바뀌었다고 업무가 달라진 건 아니어서 애매한 상태로 있다가 나중에는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었다.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은 각각 만들어야 할 퍼포먼스가 다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엄마는 내가 어렸을 적 나이키, 아디다스에서 신발을 사 올 때마다 ‘메이커 신발 사 왔어!’라고 말했다. 아마도 ‘브랜드=메이커’라고 생각했던 거다. 나 역시 ‘메이커’라는 한 단어만으로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브랜드가 메이커고, 메이커가 곧 브랜드다. 뚜렷한 신념, 취향, 가치관이 응축된 산물, 즉 브랜드는 사람이다.

우리는 브랜드와 창업자를 연결해 바라본다. 때론 동일시하기도 한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브랜딩
브랜드를 퍼뜨리는 브랜드 마케팅

그렇다면 브랜딩(Branding)은 무엇일까. 브랜딩은 자신만의 신념, 가치관, 취향을 가진 사람(Brand)의 정체성(Identity)을 다지는 행위이다. 사전에서는 정체성을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라고 정의한다. 브랜드 정체성에는 기업이 해결하려는 미션과 달성하려는 비전,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핵심 가치가 담겨 있다. 이는 메시지로 표현될 수도 있고, 로고와 컬러 등의 디자인 요소로 드러낼 수도 있으며, 서비스 내외부에 녹아있기도 하다.

우리는 가끔 특정 광고나 컬러, 폰트, 서비스 메시지만 보아도 ‘엇 이거 그 브랜드에서 만든 건가?’ 하고 자연스레 특정 브랜드를 연상한다. 이럴 경우, 그 브랜드는 브랜드 정체성을 제대로 구축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브랜딩은 ‘나는 이런 브랜드야!’라고 자아를 다른 브랜드와 뚜렷이 구분해, 고객에게 인지도와 호감도, 신뢰도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반면 브랜드 마케팅(Brand Marketing)은 더 시끄럽고, 더 광범위하다. ‘Market-ing’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대로, 자사 메시지와 가치관을 표현할 줄 아는 브랜드를 시장에 퍼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왜 퍼뜨려야 할까? 브랜드가 가진 가치관과 신념, 취향에 공감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 관계를 맺기 위함이다. 즉, 브랜드 마케팅은 쉽게 친구를 사귀는 일이다. ‘나 이런 거 좋아하는데 같이 놀 사람!’하고 말이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접근하면,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은 담당하는 팀과 KPI에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마케팅은 시장에서 (잠재) 고객과 관계를 맺는 일(이익 창출), 말 그대로 마케팅이기 때문에 마케팅팀이 주관한다. KPI 역시 회사 매출과 직결되는 지표(매출액, 회원가입 수, 앱 다운로드 수 등)로 세팅된다.

그러나 브랜딩은 조금 다르다. 브랜드의 모습을 드러내고 정의하는 건 마케팅팀뿐만 아니라 유저와의 접점을 가진 모든 팀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영업팀, 채용팀, 디자인팀, CS팀 모두가 브랜드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에 맞는 메시지와 톤앤매너로 고객과 소통해야 비로소 브랜딩이 이뤄지는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CEO는 현대카드 DIVE 브랜딩 특강에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각각 이렇게 정의했다. 내가 앞에서 구구절절 이야기한 내용이 한 문장으로 명쾌히 정리된다.

브랜딩
-> 기업과 상품이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 인격, 철학, 존재 이유에

방향성을 두는 것

마케팅
-> 상품 개발, 가격, 판촉 등의 활동

지금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이 떠오르는 이유

앞으로 시장은 단순히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에요. 내가 생산하는 제품의 이상을 제시하면,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죠. ‘좋은 물건 싸게 드릴게요’라고 하면 더 싼 물건 나오면 옮겨 가요. 결국 부가가치는 가치를 공유한 관계에서 나와요. 시장 참여자는 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게 큰일이에요.

– 송길영 바이브 컴퍼니 (구 다음 소프트) 부사장

브랜딩해야 하는 이유가 뭐였지, 앞으로 소비자가 브랜드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될 때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진정성 사회 가속화… 개인도 기업도 룰 지켜야 생존한다” 송길영> 기사를 정독한다.

요즘 많은 기업이 ESG 경영(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 구조 개선의 의미를 담은 지속 가능한 경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싸고,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신념, 가치관, 도덕성을 따지기 시작한 MZ세대의 소비 문화 때문이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편익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고객이 브랜드를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편익이다. 하루 만에 배송되는 로켓, 샛별 배송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브랜드를 사용하며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는 정서적 편익이다. 다른 숙박 서비스에서는 얻기 힘든 로컬 경험을 제공하는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를 사용해 타인에게 나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아표현적 편익이다. 예를 들어, ‘프라이탁 가방을 메면 왠지 쿨하고 트렌디하면서 환경 문제에도 관심 있는 소비자처럼 보이겠지?’하고 고객을 기대하게 만든다. 요즘의 소비 세대는 브랜드가 줄 수 있는 이 3가지 이익을 모두 누릴 준비가 돼 있다.

새로운 기업,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제품은 계속 생겨난다. 코로나로 인해 창업시장이 위축될 거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2020년 상반기에 우리나라에서만 탄생한 스타트업이 약 81만 개라고 한다. 이는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26%나 증가한 수치다. 이런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가격이나 편리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브랜드

시간이 갈수록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브랜드는 언제 탄생했는지도 모르게 도태될 수 있다.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제조사마다 크게 다를까? 화질, 통화 품질, 인터넷 속도 등 엄청난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극명하게 다른 건 생김새와 내부 UI, 로고다. 그 차이가 존재하기에 우리는 갤럭시만 쓰거나 아이폰을 고집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옷이라면 품질도 비슷하다. 비슷한 컬러, 비슷한 원단, 비슷한 스타일의 옷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파타고니아’의 옷을 선택하는 이유는 파타고니아 브랜드가 지닌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이고, 내가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옷이라는 재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힘. 이것이 브랜드 파워의 힘이다.

예쁜 디자인, 쉬운 사용성, 재미있는 콘텐츠 등. 브랜드를 표현하고 퍼뜨릴 수 있는 요소와 방법은 다양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요소를 얼마나 일관성 있게 묶어 임팩트 있게 보여주느냐다. 브랜드의 사활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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