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 Brand

마케터의 오답노트 1. 퍼포먼스 마케팅 정복을 위한 4단계 전략

나에게 퍼포먼스 마케팅은 피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몸서리치게 만드는 주사 같은 존재였다. 콘텐츠 마케팅을 해오다가 엉겁결에 혼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맡은 적이 있었다. 이론처럼, 생각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는 숫자들과 싸우느라 불에 타는 꿈을 꿀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렇게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를 겪고 있던 중, IMC 캠페인 업무를 맡게 됐다. 매월 억 단위의 예산을 파딱파딱 써야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IMC(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광고, DM, 판매촉진, PR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전략적인 역할을 비교, 검토하고, 명료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최대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이들을 통합하는 총괄적인 계획의 수립과정

글. 문연이 와디즈 브랜드 마케터
브런치. @dooropener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했다. 이제 마케터라면 직무를 불문하고 데이터를 제대로 읽고 분석할 줄 알아야 하는 세상이 왔다. 어떤 경로로 타깃이 유입되는지, 어떤 이유로 우리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지 알면 더 효과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팬을 모을 수 있다. 마침 함께라면 두려울 것 없는 동료들도 곁에 있었다.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고 두 팔을 걷었다.

1. 고지를 향해 돌진하자

예산도 있고 매체도 있으니, 과녁을 향해 쏠 일만 남았다. 그렇다면 어디로 쏴야 할까? 우선 쏴야 하는 지점, 즉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목적(Purpose)은 홍보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통해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것, 목표(Goal)는 구체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지표다.

IMC 캠페인의 경우, 캠페인을 진행하려는 전사적 목적과 이를 통해 마케팅팀이 얻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IMC 캠페인(마케팅) 목적: 브랜드 인지도 증대
IMC 캠페인(마케팅) 목표: 회원가입 월 n명 달성

예를 들어, <스타트업 찾기>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마케팅한다면, 해당 서비스로 우리 팀과 회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할 수 있다.

스타트업 찾기 (마케팅) 목표:
한 달 평균 *CPA n 원 기준으로 n 개의 스타트업 등록 유치하기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지만 타이트하거나 느슨하면 안 된다. 이상적인 목표달성 가능성과 마케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예산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CPA(Cost Per Action) : 광고지급 방식의 한 종류로 온라인(Online) 환경에서 소비자가 특정 행동을 취할 때 마다 지급해야 하는 광고 비용 방법

2. 목표를 돌아보자

목표를 정할 때 메인 지표를 정한다. 이때 고려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1) 목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가?

목표와 관계없는 지표는 삭제하는 게 좋다. 보면 헷갈리기만 한다. 검색 쿼리량을 지표로 설정한 적이 있는데, 볼수록 목표와 연관성이 떨어져 혼란스러웠다. 현 단계에서 집중해야 할 지표를 우선순위로 구분해 확인한다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2)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설계했는가?

아무리 유용한 지표라도 측정이 불가능하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내부 개발팀, 외부 대행사에 확인하고자 하는 지표를 공유하고 측정 방법을 미리 숙지해야만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체크할 수 있다.

3) 전사적으로 기준이 통일된 지표인가?

비슷한 단어라도, 생각하는 개념이 다르다면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버튼 클릭 수’ 지표를 봐야 하는데, 누군가는 ‘(처음) 버튼 클릭 수’를 누군가는 ‘버튼 클릭 (완료) 수’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사전에 공유하자.

3. 급변하는 매체의 물살을 타자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기 전까지, 얼마나 광고로 가득 찬 세상에 살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기 어려웠다. 그러나 세상에는 다양한 광고 매체가 존재하고 우리는 하루 종일 그들에 둘러싸인 채 살고 있다. 그만큼 마케터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많다는 뜻이다.

앱, 웹 랜딩 페이지마다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우선 전략에 따라 매체별 예산 및 예상·목표 CPA를 세팅해 목표 수치에 맞는 *미디어 믹스를 확정해야 한다. 물론 마케팅에서 미디어 믹스가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지만, 전략대로 캠페인이 능숙하게 흘러간다고 말할 순 없다.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느 날은 안정적이었던 CPA가 머신러닝의 변덕으로 갑자기 훅 오르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매체에서 성과가 나오기도 한다. 한여름 날씨처럼 짓궂게 변하는 매체별 성과 속에서 미디어믹스는 기준을 잡아준다. ‘성과가 낮은 매체의 예산을 다른 매체로 전용해야겠구나!’처럼, 예상을 빗나가는 상황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내는 셈이다.

IMC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여러 매체를 활용해 보니 매체별로 특징이 명확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매체는 *CLV가 높은 타깃이 많이 유입되고, 어떤 매체는 리마케팅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며, 어떤 매체는 체리피커의 습격을 불러온다. 예산 대비 효율이 좋지는 않지만 규모감을 강조하기 위해 활용해 볼 법한 매체도 있다.

더불어 매체별로 광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예산 범위가 다르다. 각 매체가 지정한 예산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광고 효율은 떨어진다. 따라서 미디어 믹스에서 설정한 예산 범위보다 높을 때는 그 차액을 다른 우수 성과 매체에 투입하는 것이 좋다.

*미디어 믹스: 광고계획에서 광고 메시지가 구매자에게 가장 효율이 높은 매체로 도달할 수 있도록 광고편성을 결정하는 것
*CLV(Customer Lifetime Value): 고객 생애 가치. 소비자가 평생에 걸쳐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를 말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매자가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

4. 끊임없는 소재와 타깃 테스트

이렇게 매체를 운영하다 보면 각 매체별 효율적인 타깃과 소재가 드러난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적합한 매체를 활용해 타깃과 소재를 최적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꾸준한 가설검증으로 답을 찾아가는 정공법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처음 퍼포먼스 마케팅할 때는 타깃을 세부적으로 쪼개 테스트했다. 카테고리·성별로 나눠보고 연령대를 좁혀봤지만, 최근 광고 알고리즘은 최적화된 타깃에 알아서 노출되기 때문에 무작정 타깃을 세분화하는 것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2, 3그룹의 큰 범위로 운영하다가 성과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더 적합한 프로젝트도 있다. IMC 캠페인의 경우, 회원가입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하다 보니 타깃층이 워낙 넓었다. 카테고리별 타깃을 나누는 다른 커머스, 쇼핑몰과 달리, 우리 브랜드만의 장점을 알리는 독자적 플레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가설, 바로 검증에 돌입했다.

브랜드의 신박함과 유용함을 전달하는 공감·호기심 유도 소재가
일반적인 카테고리 소개 소재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나타낼 것

위에서 언급한 <스타트업 찾기> 캠페인은 B2B 마케팅에 가까웠기 때문에, 타깃을 넓게 설정하고 리타기팅·관심사 타기팅·유사 타기팅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서비스였기 때문에 리타기팅과 유사 타기팅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웠다. 또, 관심사 타기팅에서 성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다른 타깃을 고민하다가 다시 가설을 세웠다.

– 이미 서비스에 등록해 반응을 얻고 있는 스타트업과 비슷한 분야의
기업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까?
– 기업 투자 유치에 관심 많은 직무라면 클릭해 보지 않을까?
– 등록된 스타트업이 위치한 지역을 타기팅 해 볼까?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많은 비즈니스 분야’ ‘해당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직무’  ‘국내 스타트업이 많이 밀집된 지역’ 타기팅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Better and Better

퍼포먼스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뭘 배우는지 알 수 없는 머신 러닝과  반복되는 최적화와 길고 긴 싸움! 정답이 없는 이 세계의 유일한 해답은 가설을 똑바로 세우고 검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으로 팀원들과 똘똘 뭉쳐 일한 덕분에, 퍼포먼스 마케터 없이 IMC 캠페인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 2020년에는 대한민국 온라인 광고대상 퍼포먼스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얻었다. 세상에! 수포자가 수학경시대회에서 상 받은 느낌!

이제는 든든한 퍼포먼스 마케터 분들이 있어 옆에서 더 많이 배우고 있다. 물론 데이터를 보고 성과를 개선하는 건 여전히 복잡하고 쉽지 않다. 하지만 계속 공부해 나갈 것이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 중 쉬운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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