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가 말하는 것들

로고 디자인과 로고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일련의 과정이 브랜딩이다. 그리고 로고 디자인은 이러한 과정의 시작이자 끝에 해당하는 작업이다. 로고는 브랜드를 설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신뢰감이나 충성심 같은 감정을 바탕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데까지 로고가 관여하지 않는 단계는 없다. 로고에는 무엇이 담길까. 로고를 만들 때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할까.


일상으로서의 브랜드 경험

제품과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다, 라는 말조차 식상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종합적인 ‘경험’이다. 소비자와 관계하는 브랜드라면 모두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는 꿈을 꾸는 이유다. 이때의 브랜드 경험은 특별하게 기억되는 ‘사건’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소비자와 늘 함께하는, 마치 숨을 쉬듯 일어나는 일상이어야 한다.

누군가의 일상에 스며든다는 건 그 사람의 취향과 성향, 가치관이 된다는 얘기다. 또 그런 것들은 개인의 내면에 고여 있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의 표출 수단이 된다. 개인은 특정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쓰는 모습을 전시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낸다.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은 자연히 하나의 브랜드 아래에 모인다.

브랜드의 얼굴, 소비자의 얼굴

로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로고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게 고작 메이커 브랜드를 쓴다는 은근한 우월감정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로고는 브랜드의 모든 요소가 집약된 거대한 상징물로서 해당 브랜드를 소비하는 개인의 취향과 성향, 가치관 등과 동일시된다. 브랜드와 소비자는 서로 강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정체성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간다. 브랜드가 사람을 모으고 사람이 브랜드를 만든다. 한번 형성되면 쉽게 끊어질 수 없는 순환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로고를 빛나게 하는 게 바로 이 순환고리다.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애플이다. 맥북 표면에 아무리 많은 스티커를 붙이더라도 로고의 자리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침범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심미적 이유만 있지 않다. 그 뒤에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과 디자인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를 혁신해왔다는,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쌓아온 ‘맥락’이 있다. 한 입 깨문 사과 모양의 로고는 그 맥락을 집중적으로 끌어오는 수단인 셈이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로 자신의 소셜미디어 피드를 차곡차곡 쌓아감으로써 ‘아이폰 감성’을 자기 정체성의 하나로 가져오는 것처럼 말이다.

성장하는 브랜드, 성장하는 로고

퍼블리(PUBLY)의 박소령 대표는 「책이 좋아서 떠난 포틀랜드: ‘파웰 북스’ 탐험기」에서 “서점의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팔 수 있다는 것은 파웰 북스라는 브랜드에 애정을 가진 고객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썼다. 다시 말해 로고 나고 브랜드 나는 게 아니라, 브랜드 나고 로고 난다는 얘기다. 브랜드는 ‘애정을 가진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시기마다 조금씩 모습을 바꿔간다. 사람의 얼굴에 인생이 담기듯이 로고에는 브랜드의 역사가 담기는 것이다.

오래된 브랜드의 로고가 변해온 과정을 보면 일관된 기준이 있다. ‘설명’에서 ‘비설명’으로, ‘복잡’에서 ‘단순’으로. 초기에는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비교적 복잡하더라도 구체적이고 명확한 설명이 포함된 로고를 쓴다. 이후 인지도를 쌓는 과정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잘 가꿔나갔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이미지를 오히려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2011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로고를 바꿨는데, 이때 ‘STARBUCKS COFFEE’라는 문자가 빠졌다. ‘커피’를 넘어서는 사업 확장성을 갖기 위해서다.

로고를 디자인하다

로고는 하나의 브랜드를 설명하는 여러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온전히 홀로 존재할 수도 없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하고 많은 디자인 중에서 로고 디자인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을까? 로고를 만드는 사람은 어떤 태도로 작업에 임할까. 브랜드와 함께하는 로고를 보는 마음은 또 어떨까.


관련기사: 로고를 디자인한다는 것, 사랑하는 브랜드가 늘어간다는 것. 박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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