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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 숍 모자이크 서울에서 발견한 음악

“안 사도 되는데, 올 때만큼은 바이닐을 살 생각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무슨 말인지 알죠?” 5월 중순 오픈 이후 두 달, 알음알음 방문객이 늘어난 ‘모자이크’의 주인장 커티스 캄부는 공간의 목적을 분명하게 짚었다. 모자이크는 엄연한 레코드 숍이다. 한편에서 커피와 민트 티를 팔긴 하지만, 그건 음반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부가 서비스쯤으로 보면 된다.

알고리즘에 의한 분석과 추천이 일상인 시대에 그걸 직접 해보는 경험은 어딘가 중독적이다. 동네 주민과 인사를 나누며 “제일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는 커티스(모자이크 오픈 2개월 차)의 유쾌함까지 더하면, 음악을 향한 그의 애정에 묘한 동질감마저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 기사는 바이닐 잡는 법도 잘 몰랐던 에디터가 턴테이블 가격을 검색하기까지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보고서인 셈.

광희문과 바이닐의 공통점, 클래식의 흥취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3번 출구를 나서면 길 건너편 성문을 볼 수 있다. 광희문. 태조 이성계가 도성을 만들 때 세웠는데, 동쪽으로 향하는 장례 행렬이 지나는 문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빛처럼 빛난다’라는 뜻이 무색하게도 그 이름이 민중에서는 그다지 좋지 못한 뉘앙스로 통했다고.

이젠 그마저도 무색해졌다. 광희문은 주변 마을을 대표하는 상징이나 도심 투어 프로그램의 이정표로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눈부시지도 그렇다고 흉흉하지도 않은, 그 모든 걸 이야기의 형태로 품은 하나의 콘텐츠다. 켜켜이 쌓인 콘텐츠의 시간은 클래식에서만 볼 수 있는 흥취를 자아낸다.

바로 그 광희문 바깥에 자리잡은 낮은 건물들 사이에 모자이크가 있다. 이렇다 할 간판도 없고,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동네 분위기에 딱 들어맞는 외관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깨끗한 통유리 안에 자리잡은 수많은 음반이 단번에 눈길을 끌 테니 어딘지 몰라 헤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음반 시장에 혁명을 가져온 최신 매체였다가 테이프, CD, MP3 등에 의해 불편한 구식 매체로 전락했고 그 불편함에서 색다른 매력을 찾아낸 사람들에 의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바이닐. 그와 같은 일련의 역사가 광희문이 걸어온 그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작지만 확실한 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진열대 위의 바이닐이 반겨준다. 공간 자체가 그렇게 넓지 않음에도 상당히 많은 바이닐을 보유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에디터가 방문한 목요일에는 이미 들여놓은 바이닐 대부분이 팔려나간 시점이다. 매주 일요일 새로운 바이닐을 들여오는데, 마니아들은 그 날 방문해 원하는 음반을 찾아서 사간다고 한다. 모자이크에서 접할 수 있는 음악은커녕 음반 시장이 형성하고 있는 규모도 그리 거대하지는 않다. 그러나 확실히 구매 의사가 있는 이들로 똘똘 뭉친 소비자 집단은 그 시장이 굴러가는 동력의 근원이 된다. 말로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지만 그 얘기를 하는 커티스의 표정에는 은근한 자부심도 보였다.

모자이크, 따로 또 같이

이름을 ‘모자이크’로 정한 이유는 뭘까. 커티스가 인수한 자리는 원래 식당이었는데 모자이크 형태로 장식된 창문과 바닥이 조막만한 공간을 채우고 있던 게 유독 눈에 띄었다고 한다. 모자이크가 주는 의미도 좋았다. 여러 가지 모양과 색상의 재료들을 한데 모아 특정 무늬나 그림을 만드는 것이 마치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음악이라는 취향으로 묶이는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듯했다.

“나만 알 것 같은 음악 열심히 찾아요. 다른 사람은 그걸 듣고 ‘어? 저 음악 뭐지? 저 사람 취향은 뭐지?’라고 생각해요. 그럼 교류로 이어지는 거죠. 다양한데 다 연결돼 있어요.”

음악을 발견하는 공간

모자이크는 카페도 아니고 쇼룸도 아니다. 값을 치르고, 듣고, 소유하는 음악을 만날 수 있는 레코드숍. 물리적인 형태를 갖춘 음악 사이에서 자기 취향을 만들어가는 공간. “우리는 음악 없이 못 살잖아요. 결국 음악을 들을 수밖에 없는데, 어떤 음악을 들을지 직접 고르는 거예요.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커티스가 말하는 ‘발견의 경험’은 모자이크를 찾아올 때부터 시작된다. 수백 년 역사를 품은 성문과 수십 년 단골을 가진 식당들이 자리한 신당동 골목길에서 모자이크를 ‘발견’하러 가보자. 음악이 청각 이상으로 다가오는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을 테니.


위치. 서울시 중구 다산로31길 64 1층
웹사이트. mosaicseoul.kr
인스타그램. @mosaicseoul

글·사진. 정병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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