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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권피탈(權被奪)’을 맞이한 대구, 한국디자인이 대구시를 잃어버리게 될 것

글. 안장원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회장

대구시는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DIP)을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에 통폐합하기로 지난 11일 발표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구를 디지털혁신거점도시로 육성 계획을 밝힘에 따라 대구시는 최근 DIP는 존속하기로 결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대구TP에는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만 흡수되고 DIP는 존속한다.

이 과정을 보니, 국가의 디자인산업과 사회를 위해 30여 년을 함께해 온 한국디자인 전문기업을 대표해 큰 우려와 실망을 감출 수 없다. 더불어 필자는 4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국제적인 경험과 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례를 접했다. 이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대구 시민의 삶과 미래 50년이 위기로 몰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서고 있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이러한 결정을 한 전문가나 정치인 중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제일 참담하다. 그렇다면 왜 디자인을 기업지원 수단으로 생각하고 기업지원기능의 공공기반에 통합을 논의 했는지에 대한 근거를 파악하기 너무 어렵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면, 2020년 개소한 대전디자인진흥원의 경우 단순히 기업지원기능 수준이 아니라 대전 시민의 약 90%가 설립에 동의했다. 그중 지역사회에 대한 디자인진흥 투자 요구가 88.5%로 여기서 대전시민의 복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도 85.6%로 추정됐다. 대전광역시에 시민의 88%가 디자인진흥기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산업 효과에서 대전기업 매출 증대는 약 717~1,749억원, 생산 유발은 대전만 814~1,987억원(충청권으로 확대하면 954~2,326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747~1,821명(충청권으로 확대하면 1,196~2,921명)으로 추정했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3년이 채 안 된 기관이 이럴진대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은 전국의 디자인진흥원중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관 중에 하나로, 통합 논의 이전에 해당기관에 지난 15년간 디자인진흥원이 대구시와 시민들에게 끼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질의하고 확인만 했어도 과연 이런 결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만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면 더 큰 문제다. 대구시의 현재 공공기관 통합과정을 보면 일견 이해되는 부분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지역전문기업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과거 지방, 중앙정부의 노력을 전면 부정하고, 무능한 집단으로 치부하며, 시민에게 현재의 불안을 촉진해 선출된 개인과 몇몇 집단의 수준과 안목에서 공공기반의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미 서울시는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며 서울시민 삶의 질을 공공디자인 방법으로 지속 가능하게 증진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부산시 또한 시민행복과 글로벌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공공디자인 정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핀란드‧영국‧덴마크 등 선진 국가는 디자인산업구조에 반이 사회혁신과 서비스에 집중됐다. 특히 영국의 경우 1980년 중반에 격은 IMF 사태 극복의 정책수단으로 디자인산업을 활용했고, 미래를 위한 창의산업 육성을 위해 디자인산업을 선택했다. 그 결과는 단순히 산업 발전뿐 아니라,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국가적 낙후지역이던 노스캐슬 지역을 2000년대부터 공공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음악당‧밀리니엄 브릿지‧랜드마크 상징물 등 영국을 대표하는 미래 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이렇게 명확한 디자인 분야의 역할을 단순히 대구 시민의 먹거리 창출 수준으로 다루는 상황을 볼 때 한국디자인산업계에서는 당면한 사태를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넓게는 우리 국민의 미래가치를 디자인 할 수 있는 역할을 보장받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는 디자이너의 권리나 이익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과 사회의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야로서 사회와 산업이 함께 동참하는 대응 절차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디자인진흥기관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는 계속 디자인진흥기관 설립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구시 문제가 경상북도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중앙 정부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왜 대구시의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경상북도 도민과 디자인산업 및 관련 기업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의문이며 최소한 이러한 사태까지 확대되는 것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약 15년간의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의 역할과 노력에 대해 맹렬히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취지가 좋고 많은 성과를 창출하더라도 디자인진흥원을 지지하는 시민과 기업이 부족하다면 오늘과 같은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디자인산업총연합회 입장에서는 디자인산업의 대상인 산업과 사회에 대한 고객 즉 시민과 기업에 대해 디자인진흥기관의 중요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한국디자인산업총연합회는 앞으로 국민과 산업계와 함께 향후 대구시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괄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며 대한민국과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으로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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