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빚어낸 구도 안에서, 삽화가 장진화

상상이 만드는 차가운 느낌을 그려내는 삽화가

차가운 느낌을 좋아한다고 했다. 도시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차가운 도시, 어쩐지 서로 잘 어우러지는 듯한 그녀의 두 취향이 작품에서 묻어난다. 도시가 빚어낸 구도 안에 자신만의 패턴을 채워가는 이야기. 삽화가 장진화다.

▲COVER. Untitled

이름. Jinhwa Jang
지역. Korea
인스타그램. instagram.com/jinhwajangart
웹사이트. jinhwajangart.com


▲Urban Landscape 3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외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과 상하이에서 작업하는 삽화가 장진화입니다. 특별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삽화가들의 작업을 보면서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대학교에서 삽화를 전공했고 작년 봄에 졸업한 뒤 지금까지 상업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표지로 선정한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작년 봄에 졸업 포트폴리오 작업을 마친 후 오랜만에 했던 개인 작업입니다. 마침 시간 제약이 없어 자유롭게 작업했었습니다. 왼쪽 아래 배경에 들어간 패턴은 제가 그때 처음 써본 방법이었는데, 그렇게 패턴 쓰는 방법도 하나 더 배우고 그에 대한 좋은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서 의미가 깊은 작업이었어요.

▲Beautiful Stranger

작가님 작품을 보면 일관된 톤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 그림의 특징과 느낌이 ‘차갑고 딱딱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최근에는 커미션 작업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느낌을 표현할 일이 많아졌고, 작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느낌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복잡한 패턴을 쓰는 흑백 그림의 방식을 선호해요. 상상이 만드는 차가운 느낌을 좋아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만화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 작업을 하시기도 하고요. 최근 봤던 그래픽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레이션에 비해 독특하다고 느꼈어요

2년 전 여름 서울에서 ‘쾅 코믹스 만화 워크숍’을 들었는데, 그때 제 작업 방식에 있어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흑백과 스크린 톤의 사용 같은 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만화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법, 만화 작업의 빠른 템포와 효율적인 작업 방식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리소그래프 프린트에 관심이 있어 아트북 페어에서 리소프린트 진(zine)을 사 모으고 직접 만들기도 했는데요, 언젠가는 국내외 아트북 페어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좋아하거나 자주 쓰는 요소 또는 방식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패턴을 주로 쓰는 작업을 했는데, 요즘에는 삽화의 주제나 시간 제약에 따라 그라데이션을 쓰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패턴을 넣는 작업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내에 마감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라데이션을 쓰는 게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더 효율적입니다. 전자는 톡톡 튀어서 눈길을 끈다면, 후자는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커미션 내용에 따라서도 골라 쓰고 있습니다.

▲Winter

이번에는 내용적인 면을 여쭤보고 싶어요. 작가님은 주로 어떤 걸 소재로 잡으시나요?

개인 작업을 할 땐 그 당시에 표현하고 싶은 걸 그립니다. 주로 도시 풍경을 그리는 걸 좋아해요. 제가 항상 도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지, 멀리 보이는 건물과 도시의 인공적인 기물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을 요소로 삼은 그림에서 생기는 구도에 재미를 느낍니다. 특별한 의미나 메시지는 없어요.

개인이 겪은 경험과 그로부터 비롯된 감상, 생각 들을 시각화하는 과정은 언제나 궁금증의 대상이에요. 작업 과정은 어떤가요?

저는 프레임을 잡아놓고 구도에 맞춰 오브젝트를 더하고 빼는 방식으로 그림을 구상합니다. 스케치 단계에서 거의 모든 디테일을 정해놓습니다. 밑그림에서 디테일이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화 작업은 거의 기계적으로 수행할 정도입니다. 선화가 끝나면 검은색으로 먼저 큰 그림자를 배정하고 나머지 중간색들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채색합니다. 스케치 단계에서 레퍼런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제가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동네나 시내의 이미지들이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기억에 남은 작품이 있나요? 특히 반응이 좋았던 것, 생각한 내용이 잘 구현된 것 또는 완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꼈던 것. 평균 이상으로 많은 공을 들인 것 등 이유는 다양하겠죠?

‘NYC Streets 연작’은 재작년 겨울 수업 시간에 작업했던 작품입니다. 초기 구상 단계에서 매우 많은 피드백을 받고 수정 또한 오래 해서 힘들지만 보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연작이 뉴욕의 도시에 배치된 와이파이 키오스크 ‘Link NYC’에 ‘ArtOnLink 캠페인’의 일부로 송출되면서, ‘World Illustration Award’에서 ‘Site Specific’ 부문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작업이 미디어에 실리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드는 그림입니다.

▲NYC Streets 4

사람들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길 바라시나요?

정말 솔직한 마음으로 삽화, 특히 제가 주로 하는 에디토리얼 삽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몇 분씩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 몇 초 동안 눈길을 끌더라도 제가 의도한 방향대로 쉽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작업과 관련된 습관 같은 게 있을까요?

저는 외출 할 때마다 핸드폰으로 자료 사진을 자주 찍는 편입니다. 작업할 때 프레임 안에서 구도를 완성해나간다고 답변드렸는데, 핸드폰 사진으로 재밌는 구도를 발견할 때도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오브젝트들이 만드는 완벽한 구도를 제 프레임을 통해 찾아낼 때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삽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주어진 소재와 내용 안에서 삽화가마다 서로 다른 개성으로 풀어나가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미지만 봤을 때 매력적이긴 하지만 어떤 기사의 삽화인지 가늠이 안 되는 작업이 가끔 있어요. 텍스트와 함께할 때 서로를 보완하며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런 삽화를 볼 때!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작업 분야 또는 소재를 다양하게 가져가거나, 기술적인 역량을 키우거나 하는 등 최근 고민하는 지점이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는 애니메이션 요소를 제 작업에 섞고 싶어요. 학생 때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긴 했지만 지금 제 작업과 어울리게 만들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 작업량도 늘리고 말씀드렸듯이 언젠가 아트북 페어에도 나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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