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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시선] 어디 개발자 없어요?

“말도 말아요. 요즘 사람이 없어 일을 못 해요. 뽑아도 금세 딴 데로 옮기고요. 우리 같은 작은 기업이 어떻게 대기업을 당해냅니까. 만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니까요. 편집장님, 어디 개발자 없어요?”

지난 호를 마감하고 한 웹에이전시에 들렀다. 몇 마디 나눴을까. 한 기업의 대표인 그는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어디, 내게 말한다 하더라도 내가 큰 힘이 될리 없겠지만 그는 그렇게라도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싶었으리라.

2010년 즈음이었나.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개발자를 충원한 일이 있었다. 중간급은 물론 어느 정도 경력을 갖추고 웬만한 퍼포먼스를 갖춘 이라면 대부분 채용됐다. 대부분 국내 웹에이전시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갖추고 실무와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4~5년차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딱 10년이 지났다. 어제 저녁에 페이스북을 보고 심드렁하게 있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타임라인을 봤다. 글로벌 메신저 LINE(라인)에서 무려 세자릿 수 개발자(경력) 모집에 나섰다. 이제 막 채용이 시작된 것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채용이니 이 공고는 소셜에 소셜, 지인에 지인을 타고 마구마구 퍼지고 있었다. 한참 농번기에 돌입한 웬만한 웹에이전시는 눈뜨고 코베어가도 모를 지경인 셈이다. 당장 다음 달에 수주한 사업에 돌입해야 하는데 담당자가 빠져나간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질 일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규모 개발자(경력) 채용에 나선 LINE
(페이스북 이미지 캡처)

개발자의 몸값도 천정부지 치솟는다. 하지만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웹에이전시는 개발자의 몸값 걱정은 둘째다. 당장 일을 할 수가 없다. 사람이 없다. 신입을 채용해 키워 볼까? 하지만 이 생각도 곧 물거품이 된다. 이들도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하는 패턴이 수년 째 반복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디지털화가 급히 진행되며 대기업과 게임업계에서 개발자를 대규모 빨아들였지만 이제 그들 역시도 걱정해야할 처지다. 브랜딩에 최고봉인 LINE 같은 혁신적인 기업에서 개발자를 흡수하면 혁신이 더딘 대기업도 돈 보따리만으로 인재를 잡을 수 없다. 그렇게 개발자는 위로, 위로, 위로 (신분) 상승을 한다.

문제는 산업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웹에이전시다. 하지만 당장 머니게임으로, 복지로 대기업과 게임업계, 글로벌 기업과 맞불을 놓을 수 없다. 웹에이전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제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보편복지로, 청제화된 급여로, 헌신으로 옷 소매를 잡을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아직 업계는 방법을 찾기도 어렵고 찾을 수도 없다. 하지만 업계가 머리를 맞대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이대로 코 베어간다고 가만히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이렇게 채용된 개발자는 다시 자신의 친정이었던 ‘웹에이전시’를 관리하는 일을 도맡기도 한다. 참으로 짓꿎은 운명의 수레바퀴다. 개발자 뿐 아니라 기획자도 없단다. 웹에이전시와 디지털마케팅 기업도 상황이 어렵다.

10년 넘게 정체된 수주비용도 문제다. 대체 오를 생각이 없다. 그러니 일의 진행이 어렵고, 사람을 쓸 수록 비용은 눈덩이다. 결국 하청에 하청을 준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어려움만 얘기할 수는 없다.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이제 기둥보다 서까래가 더 굵어지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이다.

Author
김관식 기자

김관식 기자

디지털 인사이트 편집장, 한국잡지교육원 전임교수, UX 라이팅 전문 기자. 지난 20년, 여러분이 주신 사랑 감사합니다. 앞으로 20년, 여러분이 주실 사랑 기대합니다. 잘 쓰기보다 제대로 쓰겠습니다. 당신과 제가 살아가는 곳의 이야기라면 그 무엇이라도 환영입니다. seoulpol@wir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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