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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을 찾는 방법, 플라이북

당신의 책을 찾는 방법
플라이북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설명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는 물론 다른 이에게 내 취향을 설명하고 때로 설득하고 싶을 때도 그렇지만, 우선 ‘왜’를 설명할 수 없으면 내 취향을 확장하기 어렵다는 데도 그 이유가 있다. 일테면 내가 좋아하는 A 밴드의 음악과 비슷한 음악을 찾고 싶은데, 그 밴드가 전하는 감성을 정확히 문자로 잡아 올리기 어려울 때, 우리는 길을 잃고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큐레이팅’은 그래서 최근 더욱 주목받는 서비스다. ‘왜’를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와 비슷한 무엇을 내게 가져다주는 까닭이다. ‘플라이북(Flybook)’은 책을 좋아하지만, 다음에 읽을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북 큐레이션’ 앱이다.


큐레이션

앱에 접속해서 사용자가 가장 먼저 요청받는 것은 개인 정보 입력이다. 사용자의 기본 정보를 토대로 책을 추천해주기 위해서다.

성별, 직업, 결혼 여부 등의 기초 정보에서 선호하는 책의 분량, 난이도, 장르 등의 보다 구체적인 취향 정보, 현재의 기분까지 답하고 나면, 사용자는 이에 맞는 책을 추천받는 창으로 넘어올 수 있다. ‘멋진 솔로 20대 직장인 ㅇㅇ님’과 같은 방식으로 구획화한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책을 노출하는 메뉴가 앱 가장 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앱에 사용자의 정보가 쌓일수록 큐레이션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이렇게 큐레이션 된 책은 유료 서비스인 ‘플라이북 플러스’를 신청하면 달에 한 번 집으로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추천 책 및 책과 함께 하면 좋은 것들을 일러주는 안내서, 책을 읽는 풍부하게 만들어줄 선물, 손편지가 한 묶음이다.

플라이북 플러스 소개

족적 남기기

큐레이션의 단서가 되는 족적을 남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책 정보란 표지 이미지 아래 꼬박 붙어있는 선택지가 우선 하나다. ‘읽고 싶어요’, ‘별로예요’, ‘읽었어요’ 중 하나를 선택하면 앱은 다음에 책을 추천할 때, 내가 읽고 싶어 했거나 읽었던 작가의 다른 책을 노출하고 별로라고 표시한 책은 거른다. 세 개 선택지는 앱의 메인 페이지 가장 상단의 예의 추천 책 목록에도 노출돼, 사용자는 내가 읽은 책을 검색으로 찾아 읽었다고 표시하는 수고를 겪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정보는 ‘팔로우’한 피드다. ‘책 SNS’를 표방하며 등장한 앱이니만큼, 앱은 피드 형식의 서평 노출 방식을 지키고 있다. 서평 작성자의 닉네임, 서평을 남긴 책의 간략한 정보, 서평을 작성한 시간, 서평으로 이루어진 피드는, 피드 형식을 차용한 여타의 SNS처럼 팔로우 기능을 제공한다. 다른 사용자의 피드를 팔로우하면, 예의 메인 페이지 상단 큐레이션 란에서 ‘팔로잉한 ㅇㅇ님이 재미있게 읽은 책’을 함께 추천받을 수 있다.

피드는 최신순으로 확인하거나 팔로우한 사용자의 서평만 골라볼 수 있도록 노출 기준을 구분하고 있다. 팔로우한 사용자의 서평을 살피는 것은 물론 흥미로운 경험이다. 챙겨 읽고 싶은 피드에 갈피를 꽂아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취향껏 걸러진 콘텐츠를 보게 되는 까닭이다. 그와 조금 다르지만, 최신순으로 피드를 펼쳐 장르며 책 두께, 작가의 국적이 뒤섞인 피드를 살펴보는 것 또한 별 재미다. 거기에는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따로 작정 없이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이 있다. 피드에서 우연히 취향 맞는 책, 필요한 한 문장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도 그렇다. 분명한 작정을 찾지 못해서 찾는 것이 큐레이션 서비스라는 점에서 최신순으로 노출되는 피드는 엄밀히 큐레이션 서비스가 아니고도, 앱의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는 메뉴다.

사용자가 남긴 서평이 피드 형식으로 노출된다. 사족이지만, <그로칼랭> 추천

질문을 찾는 질문

것이 주요 서비스지만, 사용자가 책을 ‘찾게 하는’ 것도 플라이북이 제공하는 주요한 경험인 까닭이다. 앱이 제시하는 방법은 ‘차근차근 헤매기’다. 플라이북은 책을 찾기 위해 ‘헤매는’ 과정을 정돈해 사용자에 제시한다.

메인 페이지 상단 큐레이션에서 하단에 자리한 ‘책 추천해주세요!’에 이르기까지 사용자는 차근차근 질문을 받는다. 우선, 앱의 가장 상단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지 못하고 아래로 화면을 내린 사용자에게 앱은 ‘기분’을 묻는다. 묻는데, 에둘러 묻는다. ‘선택지’를 준다. 사용자는 ‘너무 지쳐서’, ‘출퇴근 시간에’ 등의 문장 머리 중 내 상황에 맞는 것 하나, ‘위로받고 싶어요’,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요’ 등의 문장 꼬리 중 내 기분이 맞는 것 하나를 찾아 문장을 완성한다. 예컨대, 지금 나는 ‘출퇴근 시간에’ ‘짤막한 이야기를 읽고 싶어요’를 차례로 선택하면 그에 맞는 책이 노출된다.

내 기분을 표현하는 문장을 완성하도록 돕는 ‘요즘 어때요?’

여전히 자기 기분 혹은 필요가 막막한 사용자를 위해서는 다음 단계가 준비돼 있다. 아예 완성된 문장을 제시하고 이 중 사용자가 자신의 기분 혹은 필요를 찾게끔 하는 ‘이럴 땐 뭐 읽지?’다. ‘재테크를 시작해요’, ‘부모가 처음이에요’ 등이 적힌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상황과 연관된 책 표지와 그 책을 설명하는 짧은 설명이 달린 페이지로 넘어간다.

여기서도 헤매는 사용자가 있다면, 앱은 이제 그를 데리고 본격적으로 헤매기 위한 공간으로 들어간다. 온갖 주제의 글을 만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는 어때요?’다. 일종의 ‘웹진’인 해당 메뉴에서 앱은 이제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다만 음식의 맛에 특정 책을 빗대고, 다 읽으려면 휴가가 필요한 두께의 책을 모아 소개하는 수다한 글을 다만 펼쳐놓는다. 사용자의 사연 중 하나를 꼽아 적합한 책을 추천하는 기획을 제외하면, 글의 형식도, 주제도 제각각인 기사들이다.

웹진의 온갖 기사들 사이를 헤매다 빠져나오면, 앱은 그제야 직접, 그래서 네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묻는다. 대답은 다른 사용자의 몫으로 넘긴다. 차근차근 질문받아 온 사용자는 질문하거나, 다시 한번 다른 사용자의 질문 내용을 살피며 제 질문을 찾는다.

‘태그’로 책을 검색할 수 있게 한 것도 에둘러 묻기의 한 방법이다. ‘#문제해결’을 검색하면 같은 태그가 걸린 책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책 정보 페이지. ‘태그’, ‘어떤 때 읽으면 좋은지’ 등이
달려있다. 해당 페이지 하단에서 책 서평을 피드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앱 안에서 출판사 서평을 포함한 책 정보 모두를 확인할 수 있고 책 정보란에서 바로 책을 구매할 수 있게 한 점도 앱의 특징이다. 책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앱 자체 포인트도 있다.

큐레이션 앱이지만, 어쩌면 질문을 찾고 대답을 하는 것까지가 모두 사용자의 몫이다. 앱은 길을 일러주는 것이 전부다.

책에서 무언가를 찾고 싶은데 그게 확실히 무엇인지 짚어낼 수 없어 막막할 때, 플라이북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당신의 질문을 찾아주기 위해 질문하는 공간이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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