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온기를 전해줄 일러스트레이터 슬로우어스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당신에게 온기를 전해줄 일러스트레이터 슬로우어스

모두의 편안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 슬로우어스(slowus)를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작품의 배경은 겨울이다. 분명 춥고 찬 바람 부는 계절인데 그림은 참으로 포근하다. 심지어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모두의 편안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 슬로우어스를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이름: 슬로우어스(slowus)
지역: Korea
URL: instagram.com/slowus
GRAFOLIO: grafolio.naver.com/gustjs97088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우선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슬로우어스라고 합니다. 활동을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어요.

Q. 그림을 그리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긴 했어요. 그러다 미대에 진학하게 됐고 디자인도 전공했죠. 졸업 후에는 디자이너로 일하기도 했는데 결혼을 하면서 해외로 떠나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림과 멀어졌죠.

해외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참 많았어요. 이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죠. 그러던 중 ‘붓을 다시 잡아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을 시작하게 됐어요. 감사하게도 제 그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게 됐고 이렇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하게 됐어요.

Q. 슬로우어스라는 활동명의 뜻이 궁금했어요.
‘천천히 함께한다’는 뜻일 것 같기는 했는데 실제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제 활동명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웃음). 큰 의미는 없어요. 슬로우어스는 ‘Slow’와 ‘Us’를 합친 말이에요. 한국은 뭐든 빨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에게는 그런 문화가 조금 버겁더라고요. 급하게 빨리빨리 하는 것보다 천천히 미리미리 하는 게 저에게는 더 맞았던 거죠. 그래서 ‘우리 같이 천천히 합시다’라는 작은 바람을 담아서 지은 이름이에요.

Q. 개인적으로 표지 작품이 너무 좋았어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더라고요.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온기가 느껴지기도 했고요. 어떤 작품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Cover. 자주 가던 카페에서

제가 자주 가던 카페의 겨울 풍경을 그린 그림이에요. 이 카페는 저에게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죠. 지금은 영국에서 지내고 있지만 결혼 직후 저는 몬트리올에 살았었어요. 해외에서 산다고 하면 다들 멋진 삶을 상상하는데 낯선 나라에서의 삶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더라고요. 한국이 그립기도 했고요. 가끔은 너무 외로워서 한없는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어요.

이렇게 있다가는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아서 어디든 나가자는 생각으로 갔던 곳이 저 카페였어요. 집 근처에 있는 카페였는데 정말 매일 갔어요. 할 일이 없어도 일단은 출근 도장을 찍었죠. 그곳에서 할 일을 하나둘 만들어나갔던 것 같아요.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2.5불짜리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반나절을 보내다 올 때도 있었죠. 추억이 많이 담긴 장소라서 그런지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

Q. 작가님의 작품에는 캐나다와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모습들이 담겨 있더라고요. 표지 작품도 마찬가지고요.

몬트리올

몬트리올에서 지낼 때는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랐어요. 붓을 잡긴 했는데 막막하더라고요. 이것저것 그려봐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죠.
그러다 영국으로 이사를 오게 됐는데 막상 와보니까 몬트리올이 너무 그리운 거예요. 두고 온 친구들부터 자주 가던 카페, 좋아하던 커피까지 모든 것이 그리웠죠. 그래서 매일 사진첩을 꺼내서 들여다봤어요. 몬트리올의 추억을 조금이라도 떠올리기 위해서요. 그러다 문득 사진 속 몬트리올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조금씩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후에는 몬트리올뿐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영국, 가끔 여행 가는 다른 나라들의 사진도 찍어서 그리게 됐죠.

Q. 어떻게 보면 작가님에게는 일상이 작품 소재가 되는 거네요. 그럼 그림에 필요한 장면을 선별해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기준은 따로 없어요. 어떤 장면을 봤을 때 혹은 특정 장소에서 갔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모두 다르잖아요. 씁쓸할 때도 있고 단순히 궁금할 때도 있고 마냥 따뜻할 때도 있죠. 그런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른 기준은 없어요.

만개한 꽃 밑 벤치에 앉아서

Q. 이쯤 되니 작업방식도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작업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사진첩을 꺼내서 사진을 한 장씩 들여다봐요.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인데, ‘오늘은 이거다!’ 싶은 사진이 있어요. 그렇게 사진을 고르고 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가죠. 모든 오브젝트를 똑같이 그리지 않고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해서 레이아웃을 조금씩 다듬어 나가요. 그 후 스케치를 시작하죠. 개인적으로 화면에 가득 찬 느낌이 싫어서 사물들을 최대한 심플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편이에요.

장 보러 가는 길

Q. 또 중요하게 작업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한테는 컬러 작업이 무척 중요해요. 크게 2가지의 큰 색상을 염두에 두고 채색하는 편이에요. 작은 오브젝트 부분에 포인트 컬러를 넣어 단조로움을 피하는데 주요 색상이 아무리 많아도 3가지 이상인 그림은 그리지 않는 편이죠.

Q. 말씀하신 대로 작품이 심플한 편이에요. 그런데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있어요. 초록색이나 푸른색 같은 자연의 색이 많이 등장해서일까요?

풍경 위주의 그림이 많다 보니 자연에서 오는 색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 스스로도 쨍한 컬러보다는 편안하고 따뜻한 톤의 차분한 컬러를 선호하죠. 예를 들어, 그린 컬러를 사용할 때 쿨톤보다는 톤 다운된 웜톤을 자주 사용해요. 그래서 어떤 분은 겨울 그림인데 따뜻한 느낌이 든다는 말을 해주시기도 해요. 기자님처럼요.

Q. 차분한 톤의 그림이다 보니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더라고요.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제 그림에 시선이 머물 때만큼은 모두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거든요. 스스로 그림을 그리면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모두 삶이 아프고 고되겠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기쁨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요. 사람들이 그런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후에 어떤 아픔이 와도 견딜 수 있으니까요.

Q. 그럼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신가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래 전부터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당시만 해도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전무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종종 보이더라고요. 사실 혼자 그림책을 그려보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의도도 불분명하고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작업해보고 싶어요. 조급한 마음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서 고민이 많네요.

Q. 일러스트의 가장 큰 매력을 꼽아본다면?

너무 과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감이요. 요즘은 일러스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아요. 어떤 분은 한없이 천진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어떤 분은 그림을 통해 사회에 뼈 있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무게감이 유지되면서 밸런스를 맞춰 가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여쭙고 싶어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일에 대한 별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천천히 하다 보면 무언가 하고 있겠지라는 마음뿐이었죠. 그래도 아주 소박하게 인스타 팔로워 천 명 달성을 꿈꾸긴 했어요. 그런데 올해 그 목표가 이뤄졌어요(뿌듯)!

이제 곧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참가하는데요. 첫 참가라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요. 잘 마무리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꼭 그림책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테네리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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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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