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로 지어진 비현실의 세계 , 환상의 에셔전 EXIT : 에셔의 방

환상의 에셔전에 다녀왔다

“수학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았지만 문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들을 대신해 문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 20세기 네덜란드의 판화가이자 화가, 그래픽 디자이너인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her)다. 그의 작품은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펼쳐지는 논리를 따라간 끝에 관람객이 마주하는 것은 도저히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장면이다. 기하학적 구조와 환영의 공간이 만난 ‘에셔의 방’으로 한 발 들어가보자.


환경설정: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전시장, 그러니까 ‘에셔의 방’에 들어서면 맨 먼저 계단이 나온다. 포토존이기도 한 이곳에서 관람객은 에셔의 작품이 기본적으로 어떤 무드를 가졌는지 파악할 수 있다. 위 사진을 보자. 표면에 선이 그어진 계단과 사각형 패턴이 들어간 벽이 있다. 그런가? 사진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왼쪽 상단을 좀 더 자세히. 보이는가? 맞다. 사실 이 사진은 선이 그어진 벽과 사각형 패턴이 들어간 계단이다. 마치 트릭아트나 매직아이를 접할 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논리적인 비현실

에셔의 초창기 작품은 대부분 풍경화인데, 이탈리아의 자연을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형태로 재구성해 그렸다. 이러한 특징은 펜로즈 삼각형(Penrose triangle)을 적용한 그의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펜로즈 삼각형은 2차원 그림에서만 구현 가능한 물체를 뜻한다. 중세 수도원을 그린 ‘올라가기와 내려가기(Ascending and Descending, 1960)’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끝없이 반복 순환되는 계단’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도사의 경건한 신앙심을 표현한 것이다.

테셀레이션, 에셔의 패턴

이밖에도 테셀레이션(Teccellation), 뫼비우스의 띠(Mobius strip) 같은 원리를 반영한 작품이 확장된 형태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관람객은 작품을 직접 체험하며 감상한다. 테셀레이션은 같은 모양의 조각들을 서로 겹치거나 틈이 생기지 않게 늘어놓아 평면이나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에셔는 스페인 남부 알함브라 궁전의 벽을 장식한 테셀레이션 형상에 큰 감동을 받았고, 바로 이때 평면 분할과 기하학적 패턴 등이 기초가 된 그만의 독창적 예술세계가 잉태됐다. 한쪽 벽면에는 에셔가 해당 작업을 진행하는 원리를 설명한 영상(youtu.be/nXXeexC2LQc?t=570)이 상영되고 있었다.

에셔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공간

전시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서울웨이브아트센터는 한강 중심부로 들어간 자리에 위치한 공간이다. 에셔가 평생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을 즐겼다는 점에서 디테일적인 요소를 충족시킨다. 전시장 한쪽에는 강물 쪽으로 창을 냈는데 바로 앞에서 찰랑거리는 강물을 보면 어쩐지 에셔의 마음을 슬쩍 엿보는 느낌이 든다. 뿐만 아니라 노을이 멋지게 떨어지는 시간에 방문하면 더 환상적인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유리벽을 통해 들어오는 노을빛이 작품과 전시공간을 비추는 모습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가상 현실에서도 에셔의 환상적인 비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VR기기를 통해 ‘또 다른 세상(Other World)’, ‘판화갤러리(Print Gallery)’, ‘변환 II(Metamophosis)’ 세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에셔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져 있는 셈이다.


2020. 01. 10 ~ 2020. 04. 30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149-2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내 서울웨이브아트센터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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