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 다양성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다름의 가치를 말하다, 다양성 크리에이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다양성 크리에이터’

존재 그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 당연한 건 아닐 테다. 누군가는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조금은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하며 낯설고 불편하지만 먼저 말을 걸어야 하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름은 틀림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유튜브라는 공간을 시작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이야기를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다름의 가치를 말하다, 다양성 크리에이터’를 통해 풀어냈다.


관심사와 일상 그리고 존재를 이야기할 뿐

이번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는 ‘다름의 가치를 말하다, 다양성 크리에이터’라는 주제로 3명의 유튜버와 이야기 나눴다. 자신의 일상과 장애인 인권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굴러라 구르님’, 단편영화, Q&A 콘텐츠 등으로 퀴어 이야기를 다루는 ‘수낫수’,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논픽션 스토리 채널을 지향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의 조소담 대표가 함께했다.

장애인 인권, 여성인권, 성정체성, 낙태 등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들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다르다. 숨겨야 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이들을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그저 그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일상 그리고 존재를 이야기할 뿐이다.

굴러라 구르님:
항상 티비나 영화를 보면서, ‘왜 장애인 연예인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봐도 비장애인이 연기를 하고, 눈물 쏙 빼는 신파극뿐이고요. 그 외에는 후원방송에서나 장애인을 볼 수 있었어요.
늘 그런 모습만 보여주니 더 차별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장애인인데 난 이렇게 살고 있다’를 보여주기 위해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제가 장애인이라 장애 주제가 자연스럽게 담겨진 거죠.

수낫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의미가 아닌, 유튜브를 시작하다 자연스럽게 내 관심사와 일상, 존재를 드러냈을 뿐이다.

수낫수:
유튜브는 취미생활의 연장선이었어요. 초반엔 단순히 재미로 챌린지 영상을 제작했죠. 그런데 영상을 제작할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그건 아마 제가 퀴어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그러던 중 저와 영상을 찍던 친구가 ‘무성애’에 대한 영상을 찍어보자고 제안했어요. 같이 제작할 동료가 생긴 덕분에 보다 편한 마음으로 퀴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현장에서 이들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생각의 기준이 깨지고 재정립되기를 반복했다.


내 주변 3m 이내의 이야기

장애인 인권, 성정체성 이외에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외면당하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의 역할이 소중하고 반갑다.

이들이 다루는 주제는 그 범위도 다양하다. 여성인권, 낙태뿐만 아니라 드랙킹, 야설가, 화장하는 남자 등을 담은 인터뷰부터 보육교사, 승무원 등의 고충을 토로하는 콘텐츠도 있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닷페이스는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요. 콘텐츠 제작자들이 같은 세대이다 보니 내 주변 3m 이내에서 변화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면 그 문제에 접근해 기획하죠. 때문에, 저희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는 것을 넘어서 우리 세대가 바꿔나가야 할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

조소담 대표는 말한다. “소수자분들 혹은 피해 당사자분들을 만나 취재를 하다 보면 실감해요.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목소리를 영상으로 만들어 누군가에 전하기까지 정말 힘든 과정이라는 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굴러라 구르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일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

굴러라 구르님:
한 친구와 대화를 하다 아, 내가 정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 실감했어요. 제가 가면 좋을 곳을 추천해주는데 길이 넓고 오르막길도 없고 차도 별로 없어서 좋을 거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분명 저와 같은 장애인 친구가 없었다면 절대 보이지 않았을, 몰랐을 일들일 거예요. 구독자분들도 계단만 있는 오르막길을 보면 왜 계단 밖에 없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하시고요.

아직은 대중매체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측면에서 유튜브를 통해 소수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불쌍한 장애인이 아닌 나로서 계속 이야기 하다 보면 대중매체에서도 언젠가는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그냥 장애인 크리에이터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조소담 대표의 말처럼, ‘누가 다뤄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이야기를 시작한 사람들’. 이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공간이 있어 다행이다. 언젠가는 용기를 내지 않아도, 싸우지 않아도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를.

Credit
에디터
저자 김신혜 기자 (ksh@ditoday.com)
사진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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