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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CX 디자이너

맛집을 찾을 때 어떤 기준으로 검색하는가? ‘맛’이라는 중대한 요소 외에도 인테리어, 분위기, 청결도, 서비스 등을 종합해 결정 내릴 것이다. 그런데,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요’ ‘직원이 불친절해요’ 등 서비스 자체에 불만을 토로하는 리뷰가 종종 보인다. 한 번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고객이 다시 방문할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잠재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신규 고객을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광고는 만족한 고객이다”라는 필립 코틀러의 말처럼, 요즘 기업은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때마침, CX(Customer eXperience, 고객 경험)라는 영역이 생기며, CX 디자이너라는 직무도 새롭게 등장했다. CX란 생태계는 어떤 곳인지 인사이트를 얻고자, 지금 이 순간에도 고객에게 더욱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념이 없는 CX 디자이너를 찾아 나섰다.

글. 신주희 기자 hikari@ditoday.com
사진. 아틀라스랩스 제공


안녕하세요! <디지털 인사이트>입니다. 고객 경험을 최우선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CX 디자이너가 있다는데 맞나요?

네 접니다! AI 음성인식 스타트업 아틀라스랩스에서 C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정재원입니다. 베타서비스 때부터 합류해, 현재 CX 매니징과 운영 파트를 맡고 있어요. 저희 CX팀은 ‘스위치 앱’ ‘스위치 커넥트 미팅’ 등 아틀라스랩스가 제공하는 프로덕트를 고객이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어요. 더 나은 서비스로 개선하기 위해, 고객 의견을 듣고 개발자·기획자·마케터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CX 디자이너라는 직무가 아직은 생소한데요, 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하나요?

CX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고객에게 좋은 사용자 경험과 만족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데, 저는 프로덕트 개발 단계부터 서비스 이용 후까지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능적 오류와 이에 대한 개선점을 찾고 있어요. 예를 들어 스위치 앱은 통화나 미팅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녹음해 AI가 텍스트로 바꿔주는 서비스에요. 그런데 많은 분이 AI를 비롯한 IT 용어를 생소하고 어렵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개발 및 제품에서 사용하는 표현과 용어를 고객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또, 어떻게 하면 고객이 제품을 더욱 친화적으로 느낄 수 있을지 단서를 찾기 위해 다른 부서와 자주 교류합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UX와 CX의 업무에 공통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분명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요?

UX 디자이너는 고객 경험을 활용해 직접 디자인하는 반면, CX 디자이너는 고객과 직접 상담하면서 의견을 들은 후, 전체적인 플로우를 설계한다고 볼 수 있어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에 맞게 고객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건 비슷하지만, UX 디자이너가 실제 그림을 그린다면 저희는 가상의 그림을 그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CX 디자이너가 고객과의 접점이 가장 잦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저희는 이를 VOC(Voice of Customer)라고 부르는데, 최전방에서 고객과 밀착해 의견을 듣고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고객에게 직접 데이터를 얻을 수 있죠. 고객 문의가 들어오면, 의견 반영에 그치지 않고 라벨링 작업까지 진행합니다. 반복되는 피드백끼리 범주화하면 개선할 포인트를 쉽게 잡을 수 있거든요.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통계내고 있어요.

스위치 앱 유저의 주 연령대가 궁금한데요?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20대부터 50대까지는 주로 업무용으로사용하고, 10대의 경우 친구와의 대화를 기록하기 위해 많이 찾고 있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쉽게 잊을 수 있는 통화 내용을 기록하려고 사용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연령층이 서비스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개개인마다 다른 눈높이에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마다 소통하는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 재원님만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다면요?

저만의 모토가 있는데요, ‘내 부모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예요. 그래서 새로운 기능을 탑재할 때마다 제 어머님이 먼저 사용해 보세요. 실제로 어머니가 했던 질문을 고객이 질문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기능이 제 부모님께 어렵게 느껴진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한 사람이라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설명은 잘못된 것’이라는 마인드로 소통하고 있어요.

스위치 서비스 용어 중 ‘텍스트 인식률(AI 인식률)’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텍스트 인식률이 도대체 뭔가요? 어떻게 인식하나요?’라고 종종 문의하세요. 그럼 ‘카카오톡 써보셨나요?’라고 먼저 질문드려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말풍선처럼 대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통화 기록을 마치 카카오톡 말풍선처럼 바꿔주는 기능’이라고 설명하니, 더욱 쉽게 이해하시더라고요.

저는 어려운 용어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 설명할 때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재원님은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세요?

음… 오히려 좋다! CX 디자이너는 어려운 기술을 접했을 때 오히려 희열을 느껴요. 이 직무는 어려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야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개발 용어를 고객 언어로 순화하려면 당연히 많은 공부가 필요해요. 실제로 개발하지 않아도 어떻게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작동되는지, 플로우 배경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요.

그럼 아틀라스랩스의 첫 고객은 재원님인 거네요! CX 디자이너가 이해해야 고객도 이해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CX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네요. ‘소비자는 드릴을 산 것이 아니라 4분의 1인치짜리 구멍을 산 것이다’라는 문장을 감명 깊게 생각하는데요. 즉,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구매 후에도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려고 노력해야 해요. 또, 고객 의견과 반응을 분석해 타 팀과 함께 개선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죠. 실제로 아틀라스랩스의 모든 직원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이 기능이 고객에게 불편하지 않을까요?”라고 많이 물어봐 주시고, 저희 입장에서 개발 플로우나 용어를 설명해 주세요. 그런 의미에서 CX 디자이너는 모든 기업에서도 필요하지만, IT 기업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사용하기까지, 어느 지점을 비중 있게 바라보시나요?

모든 퍼널이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첫인상이에요. 고객이 처음 앱을 접하고 사용하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저희는 ‘회원 가입부터 통화를 텍스트로 변환해 재생하는 과정’까지를 첫인상이라 생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고객 만족이 이뤄지지 못하면 다음 서비스도 고객이 찾아주실 거라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그다음으로는 서비스 사용 후가 중요해요. ‘고객이 왜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사용 중에서 저절로 개선점을 찾게 돼요.

실제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폰에는 통화 녹음 기능이 없는데, 스위치 앱을 이용하면 녹음이 가능하다는 것, 또, 텍스트를 말풍선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좋게 봐주시고 신기하게 생각하세요. 스위치 앱이 비서처럼 놓치고 있는 부분까지 기록해 준다는 점에서 많이 감동하시죠. 어떤 고객님이 스위치 사용법에 대해 1부터 100까지 하나하나 자세하고 꼼꼼하게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 설명드렸는데,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신데 목소리를 담아두고 싶어서 스위치를 사용하게 됐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줘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저희 서비스가 누군가에겐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있구나라고 깨달은 순간이었죠.

아틀라스랩스는 CX 디자이너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희 회사는 도전 정신이 강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멋진 분들만 모인 곳이죠. 서로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놓치는 부분도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놓치는 부분을 미리 캐치하고 전달하기 위해 CX 디자이너가 존재하는 것이고, 결국 모두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세요.

말만 들어도 기업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재원님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아닌가 싶고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조금 자랑하자면, 최근 가이드북 제작 및 앱 사용성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 서비스 온라인 설명회도 진행하면서 바쁘게 보냈어요. 온라인 설명회 같은 경우, 영상편집도 행사 진행도 해본 적 없지만 반응이 뜨거웠어요. 이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잘 마칠 수 있었죠. 사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아닐까 생각해요. 더 나은 프로덕트를 목표로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보는 게 아니라 고객 이슈, 개발 이슈 등 포괄적인 부분도 함께 고민하거든요. 아틀라스랩스는 그런 기업이에요.

재원님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ESFJ입니다.

ESFJ가 외향적이면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잘하는 특징이 있더라고요. MBTI만 봐도 CX 디자이너가 천직이 아닐까 싶은데, 이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전에 와인 어드바이저로 오랫동안 일을 했었어요. 어떻게 와인을 더 잘 팔 수 있을지, 고객 입장에서 많이 고민했죠. 고객을 관찰하면서 필요한 와인을 예측하고, 와인을 더욱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겼던 것 같아요. 그러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건 와인 그 자체보다 제품을 고객에게 쉽게 설명하는 일이지 않을까’라 의문이 생겼어요. 그래서 어려운 걸 쉽게 풀어내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자연스레 IT 업계에 도전하게 됐어요. IT 용어나 서비스에 대해 불편함과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이 많은 만큼, 고객에게 쉽게 설명해 개선까지 이뤄지는 일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어떤 사람에게 CX 디자이너를 추천하나요?

물음표 살인마요(웃음). CX 디자이너는 어떤 상황에서든 프로덕트를 관찰하고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게 정말 중요해요. 또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도 필요하죠. 그리고 변화에 대해 빠르게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도 지녀야 해요. 즉, 항상 고객 경험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하고 부딪히는 도전 정신이 핵심 역량이 아닐까 싶어요.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외에도 고객 경험 위해 특별히 하는 일을 꼽는다면요?

저만의 루틴이 있어요. 출근할 때마다 고객 입장에서 저희 프로덕트를 다 사용해 봅니다. 커피숍 바리스타가 아침에 원두 체크하는 것처럼요. 모든 기능에 이상 없는지 체크하면서 가끔 오류를 잡곤 해요. 날마다 앱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단순 작업일 수도 있겠지만, 개선점을 찾는 기회기도 하죠. 고객 경험 관리자로서 자신의 경험 자체가 데이터가 되고, 그 데이터가 쌓여 노하우가 된다고 생각해요.

CX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을 위해서 조언한다면요?

기술은 계속 발전을 해도, 기계가 사람의 모든 부분을 대체할 수 없어요. 고객 경험과 같은 감성적인 부분은 사람이 전달할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 고객 경험 관리 업무를 한 지 거의 6년 정도 됐는데요, CX 디자이너는 전공에 크게 상관없다는 걸 느껴요. 오로지 도전 정신과 프로덕트를 관찰하는 시각이 필요하죠. 최전방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유저의 감성을 캐치하는 직무에 매력을 느끼거나,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희열을 느끼는 분이라면 누구나 CX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한데요.

특별한 목표는 없어요. 단지, 새로운 기능을 탑재할 때마다 고객이 불편함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도와드리는 게 가장 큰 바람이자 목표에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요.

재원님에게 CX란 어떤 의미인가요?

숲 관리인이요. 기업과 비즈니스가 숲이라면, CX는 나무가 아프지 않은지, 혹시 불씨가 피지 않았는지, 그리고 나무가 더 잘 자라기 위해 어떤 영양분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일이에요. 숲 자체가 푸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아틀라스랩스에 합류했을 때보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앞으로 CX 디자이너로서 제 모습이 어떨지, 저희 회사의 미래는 어떤 그림일지 기대됩니다.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는데도 최선을 다해 기자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준 그는 다소 생소한 직무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장인이었다. 기계가 사람의 일은 대체할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그의 말처럼, 고객 목소리를 듣고 신뢰와 믿음을 서비스에 반영할 줄 아는 사람이 기업에게 꼭 필요하다. 기업과 고객, 그 간극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분명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결국 브랜드의 좋은 가치는 좋은 고객 경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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