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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부터 삐딱했던 카카오뱅크, 그러자 혁신이 보였다

글. 김관식 기자 seoulpol@wirelink.co.kr

우리가 사내(社內)에서 흔히 쓰는 말 중 하나는 바로 ‘혁신’이 아닐까. 혁신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톺아보면 가죽 혁(革), 새로울 신(新), 즉 가죽을 벗겨내는 심정으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특히, 디지털에 있어 혁신은 단순히 기능하나를 추가하거나 제외한다고 해서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다. 오히려 혁신보다는 개선에 가깝지 않을까.

혁신은 또 가치를 동반한다. 새로움이 가치와 연결돼 있을 때 우리는 여기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선사한다. 경영사상가 피터드러커(1909. 11. 19~2005. 11. 11)의 말을 빌리면 혁신이란 “소비자(고객)이 지금까지 느껴왔던 가치와 만족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이다. 이를 빗대어 생각하면 아무 것도 없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잠재력을 찾아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행위도 혁신인 셈이다.

무엇보다 기업도 나이를 먹기에 혁신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덩치가 커진 기업은 그만큼 변화를 두려워하고 관성으로 묻어가려는 의사결정도 엿보인다. 조직이 비대해질 수록 군살도 덕지덕지 붙기 마련. 이 때문에 다이어트도, 운동도, 공부도 평소 게을리 하지 말아야 우리 몸과 정신이 건강하듯 기업도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춰 생물처럼 변화하고 가치를 찾아야 오래도록 건실하고 내실 있게 경영할 수 있다. 즉, 사람이든, 기업이든 체질개선을 동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얼마 전, 임정욱 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었던 TBT 공동대표가 혁신에 대한 의미 있는 글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한 적이 있다. 6월 16일 있었던 VC 모임에 참석한 임 대표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강연 내용을 공유했다.

지난 6월 16일, 카카오뱅크 사내 기업문화에 대해 강연한 윤호영 대표
(사진: 임정욱 TBT 대표 페이스북)

임정욱 대표는 “카카오그룹 전체에서 카카오뱅크는 아마 가장 리버럴(자유로운 사고와 행동)한 문화를 가진 조직일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특히 내게 흥미로웠던 부분은 기업 문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호칭에서 있어 예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님’문화와 그냥 영어이름을 부르는 문화에서 고민을 하다가 영어이름을 부르는 문화로 결정을 했다. 윤호영 대표의 영어 이름은 ‘다니엘’”이라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새로 입사한 이들이 앞에 가는 윤 대표를 뒤에서 ‘다니엘’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쉽지 않지만 두 달 정도 되면 이것까지 가능하게 되면서 적응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카오뱅크를 가리켜 대표부터 임원까지 따로 방이 없을 정도로 평등한 문화라고 소개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 임직원 수는 모두 1,000여명 정도로 기존 금융권 출신은 30%다. 개발자는 전체의 40%에 달할 정도로 IT 기술과 고객언어를 강화하기 위한 UX라이팅에 인력이 집중화돼 있다.

때문에 주차장도 늘 고민거리다. 카카오뱅크의 평등문화(?)는 여기서도 잘 드러난다. 주차공간이 모자라는 바람에 근처 빌딩 주차공간을 추가 임대 중이다. 그 주차공간 임대료도 예외 없이 모두가 1/n, 즉 n빵이다. 윤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이쯤 되면 기존 보수에 가까운 금융권 출신이 카카오뱅크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그들 대부분이 금융권의 보수적인 문화가 싫어서 이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윤 대표가 그들에게 “왜 이직하셨냐”고 물으면 “연봉과 비전 외에 기업 문화가 끌려서 왔다”는 이가 많단다.

임정욱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공유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 대표는 “대표부터 법카 사용내역을 모두 투명하게 공유한다. 일하는 방식,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일하다 보면 기업문화, 호칭 등에 처음은 적응을 힘들어해도 한두 달이면 다 적응하는 것 같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 “솔직히 일도 많고 굉장히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힘은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희열”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뱅크 사용자 수는 1,650만. MAU(월간 사용자수)는 1,300만이다. 주간 UV가 1,000만에 달한다. MAU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13위의 앱인데 14위가 페이스북이다. 수신이 25조 원, 여신이 23조원이다. 임 대표가 마지막에 언급한 혁신의 기준도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윤호영 대표는 혁신이냐 아니냐라는 판단은 고객이 내리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며 “고객이 많이 사용하면 결국 그것이 혁신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결국 조직의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융통성 있는 사고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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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기자

김관식 기자

디지털 인사이트 편집장, 한국잡지교육원 전임교수. 지난 20년, 여러분이 주신 사랑 감사합니다. 앞으로 20년, 여러분이 주실 사랑 기대합니다. 잘 쓰기보다 제대로 쓰겠습니다. 당신과 제가 살아가는 곳의 이야기라면 그 무엇이라도 환영입니다. seoulpol@wir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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